본문 바로가기
매일매일

제주도 푸른 밤, 우리들은 즐겁다

by 와락 2013. 7. 11.


십년을 넘게 만난 우리 셋은 제대로 된 여행을 가본 적이 없었다.
학교 다닐 때는 내가 휴학을 하거나, 방황(?) 중이라 같이 여행을 가질 못했고,
직장인이 되서는 각자 스케줄이 있어 매번 미루다가 겨우 1박 정도 레지던스에서 보내거나
당일치기 하루 여행을 다녀오곤 했었다.


친구들이 내려오기 전부터 마음이 분주해졌다.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허약한 오양이 아프지 말아야 하는데, 평소엔 아무렇지 않은 담담한 얼굴이지만

매우 감정적인 정지가 괜찮아야 할텐데...

오랜만에 내려오는 육지인들을 맞는 기분탓일까. 묻지도 않은 스케줄을 짜고, 추천맛집 리스트를 만들고.




다행히도 모든 게 좋았다. 

밤바다를 보며 소주도 마시고, 모닝을 타고 거침없이 해안도로를 달리며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따라 부르고(차에서 뽀로로를 듣지 않아도 된다니!), 파란 하늘의 양떼구름을 배경으로 달력사진도 찍어보고,  비자림에서는 '달콤한 인생'의 이병헌 '첫 대사'가 뭐였는지 서로 기억을 더듬어보고, 성산일출봉 문어라면 국물까지 후르륵, 일출봉 올라가다 오양은 쓰러질 것 같다고 하고, 흑돼지를 구우며 소맥을 부어라 마셔라. 전람회 '기억의 습작' 떼창을 하고. 즐겁구나 즐거워.




기쁨과 슬픔이 반복되는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매순간

오양과 정지는 내 곁에 있었다. 




내게 친구들이라 함은 그들 둘 뿐인데

남편은 두명 밖에 없다고 매번 놀리지만

어쩌겠어. 내가 이렇게 살아왔는데.








월정리 해안카페에서 바라본 하늘

갤노트2 그동안 미워해서 미안해. 카메라 기능 괜찮더라.



정지가 찍은 사진. 우리 정지 사진 잘찍네.




@월정리해안카페. 카페이름 기억 안나.






@비자림 


달콤한 인생 첫 대사는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것은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 뿐이다."




"그렇죠. 흑돼지는 소맥과 함께죠." 



민트레스토랑 앞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 이쁘네 이뻐




@민트레스토랑

아메리카노가 1만원. 남편에게 돈 많이 벌어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