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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새로운 세계로 발을 들이는 용기

by 와락 2024. 3. 26.

 

Q : 70대에 웨이트를 시작해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하고, 영어를 못해도 자격증 공부를 하고, 혼자 댄스 학원 문을 두드리는 등 새로운 세계로 발을 들이는 용기는 어디서 비롯됐나요?

A : 무언가 도전할 게 생기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같은 인간인데, 누구도 하는데 내가 왜 못 해? 내가 바보야?’(웃음) 여자라고 못 할 것도 없고 나이 많은 것도 상관없는 거예요, 뭐든. 근데 저도 예전엔 도전 정신이 이렇게 강한 줄 몰랐어요. 

 

- 코스모폴리탄 /평균 나이 82세, 일하는 할머니들의 지금 인터뷰 중 Bodybuilder 임종소 할머니 

 
 
 
 
 
 
 
봄이 오는가 보다 싶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는데

꽃샘추위가 매섭다. 아직도 패딩을 세탁하지 못하고 빨래 대기 상태로 옷장에 두었다. 

 

 

F45를 한 달여 정도 신나게 다니다 덤벨을 더욱 잘 들고 싶은 생각에 동네 헬스장을 등록해서 PT도 끊었다. 

남편이 러닝에 헬스 PT까지. 올림픽 나가냐고 혀를 차기도 하는데...

올해 가을에는 풀마라톤을 꼭 뛰고 싶다. 

 

 

나름 큰 돈을 들여 배우기 때문에 가능하면 좋은 분께 지도 받고 싶어서 

약 2주 동안 다른 분 코칭 받는 것을 틈틈히 지켜보다 선생님을 픽했는데 역시나 인기가 가장 많은 분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운동 방법과 근육이 움직이는 원리, 잘못된 자세를 잘 알려주셔서 

헬스장을 즐겁게 다니고 있다. 

동작이 꽤 잘 되면 '그렇지'도 하고(호들갑 떨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잘못된 동작은 정확하게 지적하고 수정해 주신다. 당연하게  PT 코칭이 그 분의 직업이지만

똑같은 일도 프로답게 하는 분을 만나면 리스펙이 생긴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선생님은 잘 되시지 않을까.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한 듯 저녁에는 대체로 선생님만 바쁘게 코칭 중이다. 

나는 내 일터의 현장에서 매너 있게 진심으로 상대를(동료를, 상대 업체를) 존중하면서 일 하고 있는가.

 

 

주로 헬스장에서는 

몸을 풀고, 천국의 계단을 300개~1천개 정도 올라가 땀을 좀 흘린 후 

어깨와 등근육 운동, 이두 삼두를 자극하는 운동을 배워 하고 있다. 

한 시간이 순식간에 흐른다.  

회사와 집에서의 할 일을 마치고 운동센터에 가서 덤벨을 들거나 동작을 수행하면 

시작전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뒤범벅되어 있는 운동장에

도파민 친구들이 몰려와서 영차 영차 코티솔들을 몰아내는 기분이다. 

옆에서 수다는 덤이다. 

오늘 힘들었지? 그래도 운동하러 오다니 우왕 짱이다. 

피곤하지만 계단 300개만 해 볼까? 우와 벌써 350개야. 대단해.

무게는 10kg. 오 15kg를 해 본다고? 괜찮겠어? 

어제보다 훨씬 나아진 것 같은데. 자세도 지난 주 보다 나아졌어.

 

집에 갈 시간이 다가오면 

덜덜덜 떨면서 마사지를 도와주는 기계에 종아리를 올리고 크게 숨을 쉰다.

오늘도 to do list를 깔끔하게 밑줄 친 기분.

 

 

30대 이전부터 운동의 즐거움을 알았더라면 아쉬움은 있지만

마흔 중반도 괜찮아요. 괜찮아. 

 

내가 아닌 채 산 시절에 대한 후회는 없었나요? 
후회는 안 해요. 자식을 잘 길렀으니까. 내 발등을 내가 찧은 건 자식들을 책임지기 위해서였어요. 그리고 잘 키웠잖아요. 그러니까 후회 없이 살았습니다. 

 

 

 

바디빌더 임종소 할머니의 위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후회 전문가인 나는 후회없는 삶을 가장 소망하고 있고

남편과 함께 아이들을 키우는 일에 대해서는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생각하므로...

후회 없이 자식들 키우고 내 몸도 가꾸면서 살아보기로 한다. 

 

 

직장에서의 갈등과 어려움을 어찌 해결할 방도가 없어 속을 끓이다 

한 발 내딛고 시작한 달리기가 내 인생을 변화시키는 그 시작이었다. 

 

갈등의 시초가 되었던 동료들(팀원들) 생각에 힘들었는데

돌아보니 그들 덕에 감사하게도 난 더욱 몸도 마음도 튼튼해 지고 있다. 

아무렴, 허투루 보내는 건 하나도 없다니까. 

 

 

 

자격증까지 도전은 무리겠지만 풀업을 고무줄의 도움 없이 해 보고 싶다. 

 

임종소님,  너무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