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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함께

아이들은 자란다 6

by 와락 2015. 2. 13.

 

 

엄마 오늘도 늦게 와?

아빠는 매일 아침 순식간에 없어져. 우리가 눈을 뜨기 전에 나가서 그런가봐

 

출근 준비로 바쁜 아침

어제도 내가 늦게 들어와 얼굴을 못봤다며 오늘은 꼭 일찍 와서 놀아달라고-

경은 내 뒤를 졸졸 쫓아 다니며 종알 거린다.

 

엄마 왜 아빠랑 똑같은 색깔의 옷을 입었어?

엄마 우끼다. 우헤헤. 엄마 회사 가지마. 히이잉.

둘째는 내 다리를 붙잡고 매달리며 어리광을 피우고.

 

현관문을 닫기 전 경은 오늘은 일찍 들어오라며 단호하게 한 마디.

네네. 알겠습니다.

 

 

두 아이들은 이제 여섯 살, 다섯 살이 되었다.

제주에 있을 때는 매일 아침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노래를 부르더니만-

이제 학기가 시작되길 은근히 기다리는 것 같기도(내가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인가)

 

 

하루 종일

먹고, 자고, 싸고, 놀고, 싸우고, 화해하고, 다시 먹고, 놀고 등을

반복하느라 바쁜 주자매는 키도 쑤욱 컸다.

어린이집에 다녔으면 서로 감기균을 주고 받고 가족들에게 전파하며 겨울을 보냈을 텐데

집에만 있으니 다행히 감기도 심하지 않고, 그래서인지 키도 쑥쑥. 먹는 만큼 크는 것 같다.

 

 

 

이과수폭포 만큼이나 두 아이에게 무한 애정을 쏟는 이모 덕에

경이의 한글 읽기는 날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 부부의 자기충족적 예언이(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이모 덕에 실현되고 있다고 해야 하나.

경이가 가나다라를 술술 노래하듯 읽어 내려가는 것을 보면

마음 한 구석 깊은 곳에서 기쁨이 흘러나온다.

 

 

생각해보면 정말 그게 머라고.

하지만 내 새끼가 간판을 보고 글자를 읽고, 띄엄띄엄 글자를 쓰기도 하고.

우리 부부가 몇 달 동안 고심하고 고심한 이름.

또 이렇게 경이의 동의 없이 나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을 아이에게 품는다.

 

 

이모가 찍어준 사진. 난 이 사진이 참 맘에 든다.

리액션이 크지 않고 아빠 닮아(나의 평가) 언제나 도도한 느낌. 섬세한 아이.

 

 

 

 

동생에게 한글을 지도하고 있는 주선생님. 님부터 더 하시는게 어떠신지요.

 

 

자 이제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밀가루 섭식을 제한하는 어미 덕에 짜장면은 특별한 날에만 먹는 놀라운 맛.

 

 

흥이 많고 언제나 신이 나는 둘째는 애정력도 돋는다.

친화력도 대단한 아이. 코코몽에게 먼저 다가가 안았다고 함.

 

 

 

붓글씨로 자기 이름을 써 내려가는 아이들. 둘째는 훼이크. 연기력 뙇.

 

 

 

 

 

집에서는 싸워도 밖에서는 둘도 없는 주자매.

손이 시러워도 꾹 참고 손 잡고 허밍.

 

 

 

경기도 어린이 박물관에서. 치파오를 입고 한 컷.

많이 컸네 우리 딸래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