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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케이크와 맥주 대신 커피 한 잔

by 와락 2023. 9. 7.

 

거리의 행인들은 낮의 느긋한 기운에 사로잡혀하던 일을 도중에 멈추고 인생이라는 그림을 쳐다보고 싶은 갑작스러운 충동이 든 것처럼 무심하게 걸어갔다. 

- 케이크와 맥주/ 서머싯 몸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QT를 하고 

삼탠드라고 부르는 삼성스마트모니터를 켜서 뉴스도 시청한다(그렇다. 우리 집에 이제 TV가 생긴 것이다)

 

주자매를 깨워 

황도와 키위, 쑥떡에 꿀을 뿌려 접시에 담고 케일사과 주스까지 차려 놓으니

미국 주식시장이 전일에 비해 3% 하락했다는 뉴스를 보며 맛나게 먹는다.

 

회사 갈 준비를 하고

밖을 내다 보니 너무도 아름다운 가을

이대로 판교행 지하철을 탈 수는 없다.

강릉 어디라도 떠나고 싶지만 다음 주 오픈할 한우가 날 기다리고 있어

양치를 하려다가 멈추고 서머싯 몸의 글처럼

9월의 아침 풍경이라는 그림을 쳐다보고 싶은 갑작스러운 충동을 다스리며 

황급히 커피를 내리고 식탁 테이블에 앉는다. 

 

 

 

마흔세 살

십 년 전의 나는 지금의 나이가 되면 보다 여유롭고(마음과 물질 모두) 유쾌해질 줄 알았건만

꼭 그렇진 않다. 하지만 십 년 후의 나에게는 약속하고싶다. 

 

앞으로 십년 간 매일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되도록 즐기며 살아가다 2033년 9월을 맞이하고 싶다고 말이다. 

이 블로그를 언제까지 이용하게 될지 모르지만.

십년 후 나님이여. 그때 또 만나요.

 

9월의 하늘, 가슴이 뻥 뚫린다
나와의 아침 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