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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제주 감귤마라톤 풀42.195km 완주 달리는 시간 대부분은 숨차고 고되다. 그러다 비로소 결승선을 밟고 숨을 고르는 동안 아주 잠시 아득하다. 땀이 마르고 호흡이 돌아오면서 정지된 순간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드디어 마쳤다, 해냈다’는 해방감과 희열이 느껴진다. 나에 대한 믿음과 만족스러움에 벅차고 동료 러너들과의 교감까지 더해져 기쁨이 차오른다. 이후로는 물밀듯이 피로감이 몰려온다. , 김세희 22년 손기정 마라톤 대회 10km 참여를 시작으로 두 어번의 하프 마라톤 대회를 거쳐 드디어 42.195km를 완주했다. 대회는 일요일 오전이라 전일 내려가기로 했다. 결혼기념일을 제외하고 아이들만 두고 집을 비우는 일은 없는데 급하게 친정어머니께 부탁했다. 어머니는 마흔 중반의 내가 무리하다 도가니라도 나가면 어쩌나 늘 걱정하시지만 그럼에도 신나.. 2024. 11. 26.
안다와 모른다 사이에서 실제로 손을 움직이는 쪽이 가치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 세상이 어디로 향할지를 알아두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이런 상황이 더욱 두드러진다. ‘안다’와 ‘모른다’ 사이에 말도 안 되게 드넓은 강이 흐르고 있다. - 미치지 않고서야 / 미노와 고스케 이런저런 강연과 유료 수업을 들으면서 뿌옇던 시야가 좀 밝아지는 것 같지만 동시에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다 보니(잠시 눈을 질끈 감았던 일들도)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해야 할까. 시야가 넓어진 만큼 불편해지는 요즘이다. 미노와 씨의 말대로 ‘안다’와 ‘모른다’ 사이의 간극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으니 말이다. 다만 도태되는 느낌이 드는 것이 유쾌하지는 않지만 동시에 안도감도 있다.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야. 닥쳐올 시험에 벼락치기도 제.. 2024. 11. 15.
이게 짬밥이라는 거예요 GD가 컴백을 했다. 이십 대 중반,  오양이 나와 정지에게 새로 나온 아이돌 '빅뱅'을 모른냐며 타박을 준 기억이 난다. 무슨 뱅? 이라고 되물었던 기억도 어렴풋 난다. 거짓말 몰라? 어 몰라. 참 나 너희들 너무 모르는 거 아니니. 무지한 우리들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다그치던 오양도 젊었구나. 지금은 모른다고 하면 그러려니 하는 오양이다.  그 해 회식 때 노래방에서는 빅뱅의 거짓말을 모두가 불렀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승승장구를 했고 나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무한도전에 간간이 나오는 GD를 봤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그저 빛나는 아이돌. 형돈이와 가요제를 하면서 케미를 보여주는 아이돌.  이제 나는 마흔 중반이고소년미 뿜뿜 어리던 그 친구도 서른 일곱이라고 한다.여러 사건을 겪고 그는 다시 앨범을 냈.. 2024. 11. 12.
어묵 2개로 고객을 사로잡기 장사의 신을 읽는 중이다.역행자 추천리스트가 아님 나는 안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끊임없이 배우고 읽어야 한다. 내가 너무 까막눈이었구나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인적이 드문 곳에 가게를 열어라'라는 챕터 중에 본인의 가게에서 일한 직원의 가게에 갔던 일화를 소개한다. 가게에서 술을 마시던 중 역 쪽에 단골이 걸어오자 주인이 손님한테 안 들르는지 묻고 손님이 집에 간다고 하니 다음에 오라고 답한다. 우노 다카시 장사의 신은 이 장면을 안타까워한다. 시간도 이르고 역에서 올라오는 거니 저녁을 먹기 전 시간이고 마침 어묵탕도 있는데 원가 200엔 밖에 안 하는 어묵을 두세 개쯤 건네도 좋으련만.  놀랍게도 나도 이 장면을 읽으면서 단골한테 인사할 정도라면 뭐라도 주면서 다음에 오라고 하면 좋겠다라는 생.. 2024. 11. 11.
어떤 면도의 방법에도 철학이 있다네 서머셋 몸은 “어떤 면도의 방법에도 철학이 있다”라고 쓰고 있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매일매일 계속하고 있으면, 거기에 뭔가 관조와 같은 것이 우러난다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무라카미 하루키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감귤마라톤이 일주일 남짓 남았다. 대회 전 35km 이상 달리고 싶었지만 대회 전에 무리하다 다치면 안 되므로 가볍게 11km를 달린다. 이제 10km 정도는 매일 달리기까진 어려워도 주 2회 정도는 가뿐히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친정어머니가 집에 계실 땐 얻어먹기만 하지 요리는 거의 하지 않으므로 오래간만에 계란말이를 했더니 역시나 계란말이인가 스크램블인가 형체가 오묘하다. 하지만 가족들은 별말 없이 먹는다. 내 생각엔 계란말이 전용 프라이팬이 있으면 더 보기 좋을 것.. 2024. 11. 10.
역행자로 만들어 줄 책 리스트(계속 업데이트 예정) 누군가의 책 추천 리스트는 늘 반갑다. 1등은 이동진 작가님인데 이 분의 책 리스트 받아 놓고 흐뭇해 하고만 있는 중이랄까. 자청 추천 리스트 레벨 1 1. 부자의 그릇 / 이즈미 마사토 저 , 김윤수 역 2. 인스타브레인 / 안데르스한센 저, 김아영 역 3. 장사의 신 / 우노 다카시 저, 김문정 역 레벨 2 1. 나는 돈이 없어도 사업을 한다 / 프레이저 도허티 저 , 박홍경 역 2. 나는 4시간만 일한다 / 나는 4시간만 일한다 /팀 페리스 저, 최원형, 윤동준 역 3. 당신은 사업가입니까 / 캐럴 로스 저, 유정식 역 4.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 / 가바사와 시온 저 , 오시온 역 5. 더 시스템 / 스콧 애덤스 저,김인수 역 6. 러쉬! / 토드 부크홀츠 저,장석훈 역 7. 미치지 않고서야 .. 2024. 11. 10.
경제적 자유를 위한 5가지 공부법 역행자 책을 뒤늦게 읽었다. 책 내용 중 '경제적 자유를 위한 5가지 공부법'이란 주제로 글을 써 보라고 해서 노트북을 앞에 두고 키보드를 두드린다. 책에 따르면 1번. 정체성 변화 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하라 저자 너나위님은 대기업에 다니던 중 상사가 해고당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이후 부동산 투자 관련 책을 읽으며 소액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3년 후 순자산 20억을 모으고 현재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분이 되심. 내가 요즘 많은 생각이 드는 지점이다. 시장이 계속 변화되고 있으며 주변에 조직개편이 되신 분들을 보니 이전에는 나와 관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작은 사업체지만 단단한 회사의 젊은 대표님들을 보니 많은 자극도 되는 게 현실. 나의 정체성이 사업 업무를 맡은 회사원.. 2024. 11. 10.
2024년 10월의 회고 그러나 그들은 내 충고를 실천하는 대신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를 짓고, 동의를 해 놓고도 돌아서면 다시 늘 해오던 일상으로 돌아갔다. 가능한 늦게 일을 시작해 동료들과의 잡담과 사적인 일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일찍 퇴근해 사람들을 만나고 TV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 백만불짜리 습관 / 브라이언 트레이시 10월 초 아이들과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 기장 아난티 앞에서 달리기를 하고 부산 롯데월드에서 놀이기구를 신나게 타며 즐겼다. 오양 정지랑 만나서 순라길을 거닐기도 하고 종각 근처 루프탑에서 노을을 보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했다. 다이어리에 시간일지를 기록하면서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 애썼는데 덕분에 읽은 책들도 기록하게 되었다. 그중 읽기 시작한 ‘화폐전쟁’은 대체 왜 이 책을 이제야 읽기 시.. 2024. 11. 6.
탄천 30km LSD 훈련(감귤마라톤 대비) 당신은 바로 자신 때문에 지금 여기에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당신의 모든 현실과 미래는 당신 자신에 달려 있다. 현재의 삶은 당신의 선택, 결정, 행동의 총체적 결과다. 따라서 행동을 바꿈으로써 당신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당신은 이루고 싶어 하는 미래와 삶, 추구하는 가치에 보다 더 필요한 새로운 선택과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백만불짜리 습관 /브라이언 트레이스 감귤마라톤 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호기롭게 풀마라톤을 뛰겠다며 선언하고 대회 응모한 후 20km 이상 달리지 못해 초조했다. 그래서 주말 토요일 아침, 단단히 마음을 먹고 장거리를 뛰어보기로 했다. 목표는 집에서 회사까지 15km 1차 목표 회사에서 물을 마시고 초콜릿을 하나 먹은 후 다시 집으로 되돌아오기 15km 도합 .. 2024. 10. 27.
10월의 달리기, 석촌호수 세상에는 또 다른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더하기 위해 달리는 사람, 그리고 덜기 위해 달리는 사람. - , 장인성 김상민 - 밀리의 서재 주말에 석촌호수 뛰러 갈래? 근처에서 커피도 마시고. 남편의 제안에 고민하지 않고 그러겠노라 대답했다. 뛰고 나서 소피텔에서 커피를 마시자고 하다니, 쿠폰이 있기에 가능한 진정한 주말 오전의 사치다. 토요일 아침마다 수학학원에 가는 주자매를 학원 앞에 데려다 주고 잠실로 향했다. 지난 번 석촌호수를 뛸 때는 2월이었나. 황량한 나무들 사이로 산책자들을 피해 뛰어서 감흥이 크게 없었다. 차장 밖으로 보이는 10월의 하늘이며 작년 이맘 때 스타일런을 뛰었던 기억이 떠올라 심박수가 차츰 오르기 시작했다. 어허 심장아 가만히 있어. 주차를 하고 겉옷을 벗고 러닝화로 갈아 신.. 2024.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