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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워킹맘의 월요일

by 와락 2011.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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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30분까지 들어오겠다던 남편은 약속했던 시간 보다 한 시간이나 지났으나 소식이 없다.
그렇다고 연락까지 하진 않는다. 난 쿨한 아내이므로. 오로지 집/회사/교회 정도의 동선으로 일상을 보내는 남편이 대학원 동기를 만나서 저녁 좀 먹고 오겠다는데 언제 오냐며 연락할 사람은 아니다.
- 라고 10시가 넘는 시각 부터 스스로에게 일러두고 있는 참이다.


시댁에서 시경이를 데리고 온 시각이 8시 30분쯤
오자마자 바나나를 보고 소리를 지르는 아이에게 바나나와 물을 먹이면서 동시에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돌리는 멀티 플레이. 시경이가 음식에 집중하는 것을 확인 한 후 제일 빠른 속도로 5분 샤워를 하고 나오자 마자, 시경이 얼굴이 심상치 않다. 역시 넌 내 딸이야. 먹으면서 동시에 항문에 힘을 주는 멀티플레이.

시경을 씻기고 달래서 겨우 옷 입히면서 동시에 내일 아침 먹을 콩나물국과 콩나물무침을 준비한다. 한때 파워주부를 꿈꾸던 나이므로, 어림짐작으로 콩나물 국 물 높이를 맞춘 후 다시마와 멸치를 넣고 끓이기 시작. 칭얼대고 있는 주시경. 조금만 기다리라면서 쌀을 씻고 압력밥솥에 앉힌다. 현미와 쌀을 1:1로 하고. 건강을 위해 완두콩도 빼놓지 않는다. 역시 파워주부

주시경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어 눈치를 살핀 후, 우유를 데우고 이제 들어가 잘 시간이라 타이른다 9시가 아직 못되었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칭얼거린다. 우유병과 시경손을 잡고 들어가 이불을 피고 자리에 누으니 9시. 멸치 냄새가 진동. 아 콩나물을 넣어야 하는데라며 나와서 콩나물을 집어 놓고
자기 한테 말 없이 나갔다고 소리지르는 주시경에게 미안하다며 다시 돌아오니 9시 5분.

평소 빠르면 20분. 늦어도 30분 정도면 잠이 들던 주시경이 10시 18분에 이르러야 레드썬

콩나물국 상태를 살피고, 중간에 다시 한 번 더 나와서 콩나물 무침을 위해 일부 건져놓은 애들은 주저없이 다진마늘과 파,참기름,고추가루.소금을 넣고 무침 시작. 간을 봤지만 예상대로 맛은 별로 없다. 그냥 MSG를 넣지 않고 요리를 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자.
내일 남편 도시락을 위해 애호박을 미리 손질해 놓기 까지. 반달로 썰어 놓고 양파도 준비해 놓는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굴소스를 넣고 볶아야지. 그리고 혹시 몰라 동그랗게도 썰어 놓는다.

띵리리링. 빨래가 다 되었다는 구나. 빠른 속도로 빨래를 널고 이미 말라 버린 옷들도 한 곳으로 모아 놓는다. 다행이도 나는 남편이 제일 싫어하는 집안 일인 빨래 널기를 좋아한다. 나름의 성취감이 느껴지는 집안일.  집안일도 틈새를 노려야 인정받는다.

빨래 개기까지는 버거워서 고민하다 일단 한 곳에 모아 놓기까지. 이거슨 남편을 위한 선물.
요로코롬 집안 일을 하니, 배가 땡기기 시작.
자리에 앉아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 한 스푼 입에 넣으니 남편이 도착.

도서관에서 빌린 엘리자베스1세. 집에 돌아와 읽으려 했는데 벌써 11시.
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