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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서울숲 5차의 추억 알베트로 모라비아의 소설 「권태」에 따르면 "인간은 원래 권태에 토끼몰이 당하는 짐승"이다. 일이든 관계든 취미 생활이든 익숙해지면 지루해진다. 심지어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삶은 고통 아니면 권태"라는 비판적인 말까지 남겼다. - 어른의 재미 / 진영호- 친구들을 만났다. 우리는 1년에 2회는 만나기로 암묵적 합의를 했는데 4월의 비오는 날 파전과 막걸리 약속이 각자의 사정으로 지연되면서 8월에나 돼서야 약속 시간을 잡을 수 있었다. 한 번 만나야지로 대부분의 대화가 마무리되었는데 아이들과 강원도 여행 중에 무심코 1편을 보게 되어 계속 시청 중인 '나는 솔로 돌싱 편 16기' 영숙과 상철의 에피소드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안 봐도 그만인 남의 연애사이지만 한 없이 가벼우면서도 쓸모없는 그러나.. 2023. 8. 30.
인정 받아야 할 두 사람 제가 제 인생을 쭉 뒤돌아 보니까 제가 인정받아야 할 사람은 딱 두 사람 밖에 없더라고요. 두 사람은 누굴까요? 배우자 아니에요. 자식도 아니에요. 15살 때의 나와 65살이 되었을 때의 나 내가 어렸을 때 꿈꿨던 사람이 지금 나여야 하고 내가 늙어서 은퇴하고 보니까 그때 내가 되게 멋있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더 이상 바랄게 없는 인생을 사는 거예요. 더 이상 남 눈치보지 말고 사세요 내 눈치보고 사시라고요. 15살과 여러분이 은퇴할 나이에 65세 때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다 했으면 아무 눈치 안 봐도 돼 김승호 회장님 강의 영상을 다운로드 받아 산책을 할 때 듣고 있는데 금요일 저녁 동네 한 바퀴를 걷다가 이 내용을 듣고 멈칫했다. 인정받아야 할 두 사람. 나도 모르게 가족 얼굴, 직장 상사 및 .. 2023. 7. 22.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 조우성 트위터의 추천으로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정말 한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본 듯 했다. 드라마 우영우 에피소드로도 활용된 소재 역시 실화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흡입력 있는 에피소드와 많은 사건을 겪으면서 현장에서 얻은 경험으로 쌓인 통찰 그리고 변호사님의 인간미가 느껴지는 글들이 마음을 울린다. 이전 회사 동료들의 불미스러운 일들을 가끔 전해 들을 때 마다 '탐욕'에 대해 생각한다. 나도 한 때는 미혹이 넘치는 업무를 맡았다. 당시 주변 동료와 회사의 지침이 '공정과 투명, 윤리의식, 도덕성 강조'였으며 융통성 제로에 가까운 나였기에 시킨대로 알려준대로 업무를 했는데 정말 다행스러웠다고 할까. 간혹 '밥 한번 할까요'로 시작된 만남이 '누구님이니까 특별히 한 번만 써보세요'로 발전해서 그 다음 단계를 밟고 .. 2023. 5. 27.
안식휴가 잇츠굿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 삶을 통제하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너도나도 말하는데, 월급은 조금 오르고 삶의 비용은 많이 오른다. 쉬지 않고 벌어야 한다,라고 자신에게 속삭인다. 무엇을 하고 싶기에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돈을 벌고 있지 않다는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삶의 순간들을 포기해야 하는 나날들이 이렇게 늘어난다. 삶과 돈을 교환하기도 지친 한국인에게 마침내 번아웃의 파도가 밀어닥친다. 그 파도 위에서 느긋이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떤 영양제를 더 먹어야 버틸 수 있을까, 고민하는 주말 아침이 밝는다. 그래도 어쩌다 한 번씩 기적은 일어난다/ 김영민 / 중앙일보 4월 25일자 칼럼 안식휴가 7일째이다. 슬랙과 메일을 열어 보지 않을 수 있을까 .. 2023. 4. 26.
상황에 대한 반응의 함수 "행복은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과 그에 대한 우리의 반응의 함수이다" 2023년 내내 상황은 순조롭고 반응은 깊어지기를 기원합니다. - 굿라이프, 최인철 교수님 새해 카드 중에서- 2023년 삼분의 일이 흘렀다. 새로운 도전들이 나를 반기고 있고 그에 따른 나의 반응은 격했다가 나아졌다가 반복 중이다. 얼마 전에는 밤 11시에 동대문 평화시장, 밤시장에도 다녀왔다. 9시까지 간단한 야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 잠시 쉬었다 11시에 시장으로 출발. 동네에 경선생 친구 어머니께(사장님) 부탁하여 평화시장으로 향했다. 도매시장에서는 일반 소비자가 낱장으로 구매하긴 어렵고 전문가와 같이 가야 된다고 한다. 소싱 관련 업무도 진행 중인데 그렇다. 나는 이제 동대문에서 바지도 도매로 구매해서 팔게 되었다. 3개월 전만 .. 2023. 4. 13.
결혼 15주년 I know you. With every passing moment, you fear you might have missed your chance to make something of your life. Every rejection every disappointment has led you here. 난 당신을 알아 늘 뭔가 이룰 기회를 놓쳤을까 전전긍긍하지 모든 거절과 모든 실망이 당신을 여기로 이끌었어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중에서 아이들과 함께 거실 한 면을 스크린으로 만들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앤 워스 영화를 감상했다. 정적인 영화일 거라 생각했는데, 혼돈의 도가니. 양자경의 멀티버스 세계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아이들과 같이 본 것을 후회했으나... 운전 .. 2023. 3. 25.
아이들은 자란다 13 는 계속 진화하게 마련이다. 우리는 앨리스의 지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상한 나라에서 그리폰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부탁했을 때, 앨리스는 그날 아침의 모험 이야기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어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무의미해. 어제의 나는 다른 사람이었으니까." -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 데이비드 앱스타인 지음 경선생은 중학교에 입학했다. 유치원 졸업 때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졸업 축사를 읽다가 울기도 했는데 사춘기 아이를 대하는 어머니는 이성적이 되었다고나 할까. 졸업식에도 참석했으나 대견한 마음만 가득했다. 시크한 아이는 친구들과 졸업 사진 찍기도 한사코 손사래를 치더니(겨우 몇 컷만 찍고) 중학교 입학 이후에는 같은 학교에서 배정받은 아이들과 입학식 첫날부터 마라탕을 먹고.. 2023. 3. 20.
3월 금요일 아침 9시 전 출근. 8시 출근을 목표로 했으나 실패 그럼에도 40분에는 도착하여 믹스 커피 한 잔 타서 여유롭게 마시는 중이다. 3월 목표매출의 25%도 달성하지 못해 마음은 무겁지만 믹스 커피 한 잔 마시며 스스로 위로 중. 2023. 3. 17.
2022년 12월 31일 기예를 익히는 사람은 훈련하면서 자신의 스타일과 장점을 발견한다. 권투라는 한 종목에서도 선수마다 경기 스타일은 천양지차다. 어지간히 얻어맞아도 끄떡없는 강골인데 돌파력이 있고 핵폭탄 같은 주먹을 지녔다면 인파이터가 된다. 팔이 길고 눈이 빠르고 오래 뛰어도 지치지 않는다면 아웃복서가 된다. 내가 맷집이 센지 아닌지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맞아보는 수밖에 없다. 그것도 한 대가 아니라 여러 대를. 그렇게 분투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깨닫는 거다. 장강명 / 중 마흔이 넘고 부터는 숫자 감각이(원래도 부족했지만) 더욱 떨어졌다고 해야 하나. 몇 살인지 자꾸 헷갈려 한다(아마 믿고 싶지 않아서일지도) 해를 넘길 때 마다 내년을 기약하며 벅차하고... 못다 한 일들을 아쉬워하며 회고했었는데 점점 무감해지고 있.. 2023. 1. 1.
2022년 11월, 파라스파라 호캉스 지난 9월 친구들과 번개로 판교에서 만나 와인을 마시고 한 해가 지나기 전 불멍 할 수 있는 곳에서 마무리를 하자라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에는 기필코 캠핑을 해 보자. 글램핑 이야기가 나왔지만 불혹이 넘은 우리들은 그저 즐길 준비만 되어 있어 결국 호캉스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고... 오양 회사에서 제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우이동의 파라스파라로 결정! 광화문에서 오양과 정지를 만나 꼬불꼬불 30km 속도로 섣다 가다를 반복하고(약간의 멀미와 함께) 대체 어디냐. 도착은 하는 것이냐. 라는 의문이 들 때쯤 짜잔~~ 나타난 파라스파라. 주차와 체크인을 하고 오양이 가방에 신줏단지 모시듯 가져온 와인 3병을 소중히 나눠들며 숙소로 향했다.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한 경기도 주민을 위해 오양이 엄선해서 가져온 와인.. 2022.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