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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주년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안나 카레리나 / 레프 톨스토이 (민음사, 연진희 번역) 나는 어떤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나. 신혼초기에는 세계여행이라는 곰스크에만 빠져 모든 것이 불만스러웠고 10년 후의 미래 따위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막연하게 결혼 10년 전후로 곰스크를 이루고야 말겠다는 혼자만의 야심찬 목표만이 있었을 뿐.그러나 달성하기 위한 실행계획은 미흡했고 매년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벌어졌으며 곰스크는 작년에 미국여행으로 수정이 되었다. 남편이 가까운 해외라도 다녀오자 했지만주자매와 함께 가는 여행은 아직까지 훈련에 가깝기 때문에 정중히 거절하고친정엄마께 아이들을 부탁하고 2박 정도 호텔에서 쉬기로. 결혼 기념일 당일은 시봉 졸업도 있어서.. 2018. 2. 23.
함께 가고, 함께 머무는 육아는 몸은 힘들지만 재미있는 일이랍니다. 아시잖아요. 너무나 사랑스런 존재의 눈부신 성장을 목격하는 일인걸요. 어차피 아이는, 내가 키우는 대로 키워지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더라고요.(키우는대로 키워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아아아?!!!)제가 아이를 끌고 가는게 아니라, 함께 가는 거죠. 함께 머물거나요.그림책은 제게 더 괜찮은 엄마 말고, 더 괜찮은 사람이 되라고 말해줍니다. 영어그림책의 기적 / 전은주 길고 길었던 겨울 방학이 끝이 났다. 여름방학때와 마찬가지로 개학이 코 앞으로 다가오자 이틀 전 부터 경선생은 분주하게 방학 숙제를 했다.국민학교 시절의 나와 비교하면 숙제라고 할 수도 없는 분량이지만-(개학 전날 울면서 일기를 쓰다가 날씨를 몰라서 당황했던 기억이 떠오르네) 찰나와도 같은 시간(경선생은.. 2018. 2. 14.
얼음, 땡! 세탁기가 감기에 걸렸다.10년이 넘은 세탁기가 동결 된 것은 올해 들어 두번째이다. 우리집에서 가장 열일하는 세탁기와 건조기. 그 친구들이 없으면 일상이 진행되지 않는데 그 중에서도 세탁기 친구가 두 번이나 큰 감기에 걸린 것이다. 2주 전 한파가 닥쳤을 때는 동결은 겪어보지 않았던 일이라 서비스센터에 전화해서는 호들갑을 떨며 모터가 이상한 것 같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 하여토요일 저녁 긴급출동 서비스까지 받았는데 결론은 안내직원 말대로 추위에 배수필터쪽이 얼어 붙은 것이었다. 무안한 우리는(주로 내가) 얼굴을 붉힌채 허리를 굽히며 소리가 좀 이상했거든요. 라는 시답잖은 변명을 했다.토요일 저녁 시간 까지 모터를 들고 꽝꽝 얼은 세탁기를 해동하러 다니는 기사님의 퉁퉁 부은 손을 보니 미안하고. 한파 예보 .. 2018. 1. 26.
끝난 사람 젊은 시절에 수재 소리를 들었든 못 들었든, 미인이었든 아니든, 일류 기업에 근무 했든 아니든 모든 인간의 종착지는 대개가 비슷하다는 것. 종착지에 도달하기까지의 인생은 학력이나 자질 등 수많은 운등에 영향을 받고 격차니 손득이 있었겠지만, 사회적으로 '끝난 사람'이 되고 나니 다 똑같았다. 일렬횡대다. 이 책의 주인공처럼 종착지에 도달할 때까지 잘 굴러온 인생들은 오히려 '일렬횡대'를 받아들이기 어려워 힘들어 했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 그토록 열심히 공부를 하고 아등바등 출세를 향해 몸부림을 쳤던가. 혹시 종내에는 이렇게 '일렬횡대'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면 과연 그렇게 피나게 살았을가? 우치다테 마키코 / 중 작가의 말 끝난 사람. 제목이 주는 강렬함에 끌려 읽었다.검색해보니 일본에.. 2018. 1. 16.
EAT PRAY LOVE "우리 중국 사람들은 빨간색이 행운을 불러온다고 믿는단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중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어.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미스터리이며, 오늘은 ......선물이다.' 그래서 우리가 현재present를 선물present이라고 부르는 거란다." 패트리샤 폴리코 글,그림 / 추 선생님의 특별한 미술수업 어머니가 동생 집에 가신 후로는 보통의 주부처럼 살림과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다른 것이 있다면 11년차 주부인데도 후레시한 1개월차 새댁 같은 살림 솜씨라고나 할까. 늘 그렇듯 답답하고 잘 모를 때는 책을 먼저 찾아보는데그런 나를 보고 남편은 이번에도 어이없어 했다.책을 보는 건 좋은데 실행을 하길 희망한다는 말도 잊지 않고. 우선 요리책을 빌려와서(요리앱도 다시 깔았지만) 도전해 볼 수 있.. 2018. 1. 11.
2017년 12월 31일 다들 멈춰 선다. 한 번도 멈춰 선 적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바쁜 사람들이 여기저기 멈춰 서 있다. 생전 처음 멈춰 서보는 것처럼 스스로 어색해하면서도 행복하게 멈춰 선다. 나는 멈춰 섬을 멈추고 한발 물러나 내남직없이 바쁜, 어쩌면 바쁜척이라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멈춰 섰다 움직였다 하는 걸 바라본다. 나의 멈춰 섰던 시간은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 순간도 그리움이 되면 길어진다. 박완서 / 호미 2017년 마지막 날이라고 하지만 집에 TV도 없고 미세먼지가 심해 교회와 마트를 제외하고는 집에 있어서인지 감흥이 없다. 성탄을 맞아 성당에서 평소보다 좀 오랜 시간을 보내시는 친정어머니를 보며 '장모님 무리하시는 것 같은데'라는 남편의 말이 예언처럼 실현되어 크리스마스 다음 날 새벽2시 119를 불러 대학.. 2018. 1. 1.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재테크 책을 대여섯권 내리 읽었더니 실천은 커녕 자괴감만 커져 모두 반납하고 도서관의 문학 책장으로 돌아왔다. 평온한 농가 그림과 아이들 픽업 하면서 대기 할 때 읽기 좋은 분량 300페이지 남짓이라 민음사 세계문학81번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를 빌렸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기괴하고 찜찜하지만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괴물같은 책이었다. 각 등장인물의 독백으로만 이루어진 소설 형식도 특이하다. 줄거리는 매우 간단하다. 친정이 있는 곳에 묻어달라는 어머니 애디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온 가족이 떠나는 장례 여행인데 중간에 홍수와 화재를 겪고 관이 유실될 위기를 겪는다. 22살 이후로 일을 하면 죽는다고 생각하는 무능한 남편 앤디어머니가 누워 있는 창 밖에서 어머니의 관을 짜는 맏아들 캐시(이후 불어난 강.. 2017. 12. 21.
마더와이즈 자유편을 마치고 마더와이즈 자유 편을 마쳤다. 마지막 시간에는 각자 교육 후기(간증)을 나누기로 했다. 교육을 받게 된 계기와 변화된 점, 감사한 점을 써야 하는데 곰곰히 생각해봐도 눈에 띄게 변화된 모습은 없는 듯...추운 날씨에 동이 트기 전 출근하는 남편이 안쓰러워 '내일 아침에는 지하철역까지 차로 데려다줄께'호기롭게 이야기 했지만 남편이 새벽에 준비할 때는 꼼짝없이 누워만 있었다. 남편이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면 눈이 부셔서 이불을 머리 위까지 덮어쓰고 돌아 눕기도 했다. 데려다 준다는 이야기를 할 때도 귓등으로 듣던 남편은 아무렇지 않게 준비하고 나갔다. 10년 정도 살다 보니 나에 대한 일종의 패턴을 꿰고 있는 듯. 며칠 전에는 아이들이 이런 이야길 했다. 우리 집에선 할머니가 모든 집안 일을 하지. 그래?.. 2017. 12. 13.
나를 찾으시는 이유 예수님은 귀신에게 사로집혀 있던 막달라 마리아에게서 일곱 귀신을 쫓아내셨다. 큰 죄를 용서받은 마리아는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도 남달랐다. 그래서 주님이 다시는 그녀를 떠나지도 버리지도 않으시리라는 확신이 필요했다. 베드로는 주님과 다른 형태의 만남이 필요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전, 예수님을 모른다고 노골적으로 부인했기 때문이었다. 그에게는 화해의 시간이 필요했다. 야고보는 예수님의 동생이었으면서도 예수님을 믿지 않았다. 그에게는 새롭게 찾은 믿음을 표현할 수 있는 가족 사이의 친밀한 시간이 필요했다. 바울은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핍박하고 고문했다. 그는 예수님과 대면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결코 예수님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 이들 각 사람은 나름의 '역사', 즉 문제의 근원이 되는.. 2017. 11. 29.
아이들은 자란다 10 음식을 맛보며 과거를 떠올린다는 건, 그 음식 자체가 그리운 게 아니라 함께 먹었던 사람과 분위기를 그리워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리운 맛은, 그리운 기억을 호출한다. 언어의 온도 / 이기주 나는 외할머니가 해 주신 등뼈찜, 꿀처럼 과즙이 줄줄 흘러내리는 탐스런 복숭아(나를 주려고 아껴두었다가 몰래 하나씩 꺼내 주셨다), 찜기에 푹 익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술빵,아랫목에 말린 고구마 말랭이 등이 가끔 생각난다. 그것 뿐인가. 시어머니가 해주신 해물찜이며 겨울에 주로 먹던 콩비지김치찌개, 기름 한 방울 없이 깨끗하게 끓인 양지 미역국. 아빠랑 같이 가서 먹었던 아구찜, 떡갈비와 동치미, 말린 박대를 프라이팬에 구워 고추장에 찍어 먹었던 맛.당시에는 고등어 따위는 비려서 먹지도 않고 다 버렸는데, 마트에서 .. 2017.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