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436

결혼 14주년 요는 우리가 항상 상대방이 무엇을 해 주길 원한다는 점이다. 결혼은 우리에게 어떤 지위를 부여한다. 일단 결혼을 하면 불행하거나 외롭거나 기본적인 존재의 위기를 겪으면 안 되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다(필연적인 결과지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을 느끼지 못하게 되면 당연히(당연히!) 배우자 탓을 하게 된다. 모든 것을 기대하면 어떤 것에서도 감사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불가능한 기대감을 싹 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브래드 피트와 빌 게이츠를 섞어놓은 사람을 상상하는 대신 내 곁에 있는 남편의 진가를 알아보기로 했다. 문 앞에서 진흙 묻은 부츠를 벗고 들어 올 줄 아는 남편 아닌가 - 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 제니스 캐플런 매년 결혼기념일에는 호텔에 가서 1박 하고 여유롭게 조식을 먹은 후 체크아웃 .. 2022. 2. 28.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수많은 이름 중에 단 하나의 브랜드가 되기 위한 방법)_전우성 새로운 제품 출시 전, 리브랜딩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어느 정도 팬이 구성된 기존의 브랜드로 소구 하면 안 될까? 홀로 자문하다 읽은 책. 브랜딩은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작업. 끊임없이 자신을 어필하고 그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또 설득하고 진심을 보여주는 것 말고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없다고 한다. 마치 연애처럼. 책을 통해 생각하게 된 것 - 나라는 브랜드를 말하면? - 기획 중인 브랜드의 정체성 테이블을 써본다면? # 밑줄 그은 구절 브랜딩이냐 퍼포먼스냐의 문제는 무엇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닌, 두 영역의 시너지와 밸런스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확보된 상태에서의 퍼포먼스 마케팅이 그 효과를 더욱 크게 발휘할 수 있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그것의 밸런스가 중요.. 2022. 2. 1.
2021년 12월 31일 사실을 말하자면 네가 바쁜 만큼 세계는 흔들리고, 세계가 불안해 너는 또 바쁠 것이므로 바쁨의 명분은 영원히 바닥나지 않을 것이다 너의 바쁨도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바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또 얼마나 당당한 일인가 바쁘기 위해서는 얼마나 바쁘게 애써야 하는가 얼마나 무섭게 애써야 하는가 바쁘다는 것은 고독한 일 그러나 너는 다행히 울 줄 모른다 바쁜 너는 밤 숲의 쏙독새 울음을 들어서는 안된다 봄 산의 애기똥풀꽃을 보아서는 안된다 늙은 어머니의 가늘게 코 고는 소리를 들어서는 안된다 비애와 평화와 휴식은 바쁜 영혼을 좀먹는 병균과 같으므로 먹어치우기 위해 밥은 있고 쉬어치우기 위해 숨은 있을 뿐 부시, 바쁜 / 김사인 시집 중 2021년이란 숫자가 익숙해지려 하니 해가 바뀌었다. 2022라니... 2022. 1. 7.
12월, 낮술, 와인, 그리고 4차 일 년 여 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코로나가 아니어도 자주 만나진 못했을 듯한데, 우리는 애써 코로나 탓으로 돌린다. 20대에는 2주에 한번 이상 못보면 큰일 나는 줄 알았는데 30대에는 3달에 한 번 정도 그러다 40대가 되니 1년에 한 번도 쉽지 않다. 마치 홍상수 영화의 한 장면 처럼 안국역 근처 계동의 한 와인바에서 오후 3시부터 낮술을 먹기로 했다. 안국역이라... 몸과 마음이 늘 분주한 나답게 오전 9시부터 서둘러 준비를 해서 도서관에 다녀온 후 1시에 출발할 준비를 마쳤다. 가방에 책 한 권 넣어 장장 1시간 30분의 지하철 여행을 떠나 안국역에 도착. 이미 "낮술, 와인, 서울, 계동" 키워드에 반응한 정지는 일찌감치 경기도 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발, 동네를 구경하고 있던 모양이다. 겨우 지.. 2021. 12. 5.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들_댄 에리얼리 행동경제학자 댄 에리얼리가 인간의 동기 복잡성과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힘이 무엇인지에 대해 기록한 내용이다. 160페이지 정도의 짧은 책이고 테드에서 영상으로 소개되었다(미처 보지 못했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자연스럽게 빅터 플랭크 와 더글러스 애덤스 책을 찾아보게 될 것이다. 삶을 견딜 수 없게 만드는 것은 환경이 아니라 의미와 목적의 부재라 작가는 말하는데 이 내용은 실존 치료의 대표 학자인 빅터 플랭크의 로고테라피(Logotherapy)와도 연결되어 있다. 로고테라피의 기본 세 원칙은 자유의지, 의미에의 의지, 삶의 의미이며 삶의 모든 상황-가장 처참한 상황에서도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책의 내용은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 _ 불행에서 의미를 찾아낼 수 있.. 2021. 11. 7.
아직은 하수입니다만(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하수들의 삶은 복잡하다. 정신이 없다. 분주하다. 일이 일을 만들고 엉뚱한 사람과 만나 쓸데없이 일을 벌인다. 그들은 방향성도 목적도 없이 계속 움직인다. 집중하지 못한다. 약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증상을 나타낸다. 백수가 과로사하는 격이다. 배우는 것도 목적도 없다. 명확하지 않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 어렵다. 하겠다는 것인지,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걸리는 것도 따지는 것도 많다. 눈치도 많이 살핀다. 그야말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p104 트위터 추천으로 우연히 알게 되어 읽게 된 책이다. 이 구절을 보면서 뜨끔뜨끔. 작가님이 요즘의 정신없는 나를 조용히 소환하신 것 같다. 고수들은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다. 하수들은 화를 낼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화를 내면 주변 .. 2021. 11. 7.
2021년 경주여행 '경주'는 늘 설레임을 주는 곳이다. 결혼 전에 남편과 다녀온 이후로 4~5년 주기로 방문 하고 있는데 동궁과 월지, 첨성대 앞에서 찍은 가족 사진을 보면 아이들의 성장과 우리 부부의 노화 과정이 여과없이 보여 여러 생각이 들지만 ㅎㅎ 원래는 10월 초, 4박 5일 일정으로 길게 경주를 다녀올 계획이었으나 추석 연휴 뒤로 휴가를 내어 3박 4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그 유명하다는 황리단길도 방문하리라 결심하고~ 여행을 갈 때 마다 사진만 찍고 따로 기록을 남기지 않아 블로그에라도 올려본다. 여행 첫 날 (09월 22일) 늘 그렇듯, 여행 가는 당일 새벽에는 깨우지 않아도 시봉이가 콩콩 달려온다. 안방으로 건너오는 그 발소리에도 신남이 묻어 있다. 아침부터 텐션 최고조인 상태, 우리집에서 시봉이가 없으면 그.. 2021. 10. 3.
나와 잘 지내기(1) 새로운 취미 베이킹 요즘 취미란에 당당히 '베이킹'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주 2회 이상 빵을 굽고 있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간식을 주겠다는 엄마의 마음으로, 광고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주자매와 하하호호 깔깔 거리며 같이 쿠키를 굽겠다는 그림을 머리속으로 그리며 시작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밤새 발효되어 밀가루를 살살 뿌리면 애기 궁둥이 같이 부드럽고 살랑거리는 반죽의 느낌이 너무 좋아 빵이 떨어지게 무섭게 반죽을 치대고 있다. 3주 전에 구매한 강력분 3kg가 다 떨어졌다고 하자 남편은 깜짝 놀라는데... 다 어디로 갔냐구요? 당신과 나와 주자매의 뱃살로 이동했지요. 페이보릿 유튜브 선생님은 저 멀리 미국 시골에 사시는 50대 갱년기 언니시다. 반죽도 설렁설렁, 쉽게 만드는 듯 싶은데 '짜잔' 하고 빵이 오븐에서 툭 하고 나.. 2021. 5. 11.
희생이란 단어는 집어치우고 박동훈 : 그냥 … 나 하나 희생하면 인생 그런대로 흘러가겠다 싶었는데. 겸덕 : 희생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열심히 산 것 같은데 이뤄 놓은 건 없고, 행복하지도 않고, 희생했다 치고 싶겠지. 아니 그렇게 포장하고 싶겠지. 지석이한테 말해봐라. 널 위해 희생했다고. 욕 나오지. 기분 더럽지. 누가 희생을 원해. 어떤 자식이 어떤 부모가. 아니 누가 누구한테. 그지같은 인생들의 자기 합리화, 쩐다 인마. 박동훈 : 다들 그렇게 살아 겸덕 : 아유 그럼 지석이도 그렇게 살라 그래. 그 소리에 눈에 불나지. 지석이한테는 절대 강요하지 않을 인생. 너한테는 왜 강요해. 너부터 행복해라 제발. 희생이란 단어는 집어치우고. 뻔뻔하게 너만 생각해. 그래도 돼. 뒤늦게 넷플릭스에서 '나의 아저씨'를 보게 되었다. 인.. 2021. 2. 27.
2020년 12월 31일(keep calm and carry on) 어느 낮 혹은 밤에 정령이 당신 뒤에서 당신의 가장 외롭고 외로운 고독의 순간에 슬며시 들어와서 당신에게 말한다. "네가 현재 살고 있고 살아왔던 삶 그대로를 너를 한 번 더 그리고 셀 수 없이 무수히 많이 다시 살게 될 것이다. 절대로 새로운 것은 없을 것이다. 모든 고통과 모든 기쁨과 모든 생각과 한숨들, 그리고 당신의 삶 속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사고한 거대한 모든 것들이 다시 당신에게 돌아올 것이고, 모든 것이 똑같은 순서로 일어날 것이다. 심지어 나무들 사이의 거미와 달빛, 그리고 이 순간과 나 자신까지도. 존재의 영원한 모래시계는 당신과 함께 위아래를 돌려놓으면서 반복되며 모래알처럼 무수한 시간을 살아갈 것이다. " 당신은 이렇게 말하는 정령에게 이를 갈며 저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니.. 2021.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