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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인수분해란 큰 일을 인수 분해하고, 역산해서 스케줄을 촘촘하게 짜는 것에 공을 많이 들이는 까닭은, 다시 말하지만 일의 힘을 빼기 위해서다. 일이 높은 파도를 일으켜 우리 일상을 집어삼키는 꼴을 막아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 내 일로 건너가는 법 / 김민철 - 새벽 5시에 일어나(사실은 4시 34분쯤 눈이 떠) 보리차를 따숩게 1분 정도 전자레인지에 돌린 후 식탁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오랫동안 맥북을 썼는데 엑셀과 더욱 친해지기 위해 신청해서 받은 못생긴 씽크패드. 이 친구에게 애정을 쌓기 위해 제주도에서 산 귤 모양 스티커도 붙여보았다. 무엇보다 나의 머리를 짓누르고 있는 ERP 등록 이슈 내가 품목등록코드를 만들어야 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새벽부터 ERP 입력화면 앞에 멍하니.. 2022. 10. 31.
붙좇는 은혜란 내 신앙생활 중 뜨겁다고 표현할 수 있는 시기는 이십 대 중반, 어머니가 아프시던 그 무렵이다. 성당에 다니던 그 시절에도 가끔 새벽에 묵주기도는 해 본 적이 있지만 새벽 미사를 나가거나 밤을 새워 기도해 본 경험은 없었는데 올 해는 특새(특별 새벽부흥회)를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개신교를 다니면서 처음이다. 3년간 나름 열심히(몸으로는 열심히, 마음으로는 다른 이들을 정죄하며) 봉사한 이전 교회를 떠나 코로나 기간 동안에는 분당 우리 교회 이찬수 목사님 말씀을 온라인으로 듣고 29개 교구로 흩어진 교회 중 집 근처에 가장 가까운 교회로 옮기게 되었다. 어쩌면 성당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바로 집 앞의 성당으로, 하얀 미사포를 쓰고, 조용히 온전히 미사에 집중해서 신부님 .. 2022. 10. 23.
담벼락을 다시 찾고 10월 15일 오후 2시 즈음 담벼락에 끄적거리다 임시 저장을 누르고 다시 들어오려 보니 티스토리가 먹통이 되었다. 카카오 전체 장애, 데이터센터 화재 발생. 카카오톡이 가장 이슈라 장애 처리 일순위 였던 듯 싶고 거의 마지막 단계에 티스토리는 복구 되었다. 휴우- 백업을 해 놓으면 어디에 해야 하나 2007년부터 띄엄 띄엄, 그럼에도 꾸준히 기록하고 있는 나의 작고 소중한 이 담벼락을 잃을 뻔 했는데 만약, 이사를 가야 된다면 어디로 가야 하나 이별택시의 가사처럼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묻고 싶다. 화요일과 수요일 1박 2일로 회사 워크샵을 다녀왔다. 정정하면 플레이샵 가기 전 까지 머릿속이 온통 일들도 꽉 차 있어서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막상 출발하는 버스에 탑승해서 주위 풍경을.. 2022. 10. 20.
30일 달리고 난 후 주어진 개개인의 한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효과적으로 자기를 연소시켜 가는 일, 그것이 달리기의 본질이며, 그것은 또 사는 것의(그리고 나에게 있어서는 글 쓰는 것의) 메타포이기도 한 것이다. 이와 같은 의견에는 아마도 많은 러너가 찬성해줄 것으로 믿는다. 무라카미 하루키 / 중에서 p129 30일 연속 달리기에 성공했다. 처음 5km를 초과하여 달린 날 무척 기뻤는데 매주 전주대비 10% 이상씩 달리는 것을 목표로 하다 보니 한 주에 20km를 넘게 달려보기도 하였다. 달리면서 전에 알지 못했던 감사함이 있다. 토요일 아침, 근처 체육공원의 육상 트랙을 달려볼 수 있어 설렌다. 롤모델 분들과 같은 공간에서 달리는 것이 즐겁다. 운동을 전공하는 듯한 20대 마른 체격의 탄탄한 근육질 몸의 러너를 보았는데 정.. 2022. 9. 24.
아무튼, 달리기_김상민 30일 달리기라는 타이틀을 걸어놓고 도전 중이다. 왜 달리는 것인지, 꼭 30일 동안 연속 달리기를 해야 하는 것인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달리면서 정리 중이라 아마도 도전이 끝나면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콩나물을 다듬다 달리기 유튜브 영상을 본 다음 날 도서관에 가서 빌려온 책이다. 저자의 위트 넘치는 글에 혼자 깔깔 웃으며 여러 번 다시 읽었다. 소장하고 싶어 알라딘 장바구니에 투척 아 이렇게 재미있는 구절을 카톡으로 보내면 기가막히게 내가 웃던 부분에서 낄낄 거릴 친구가 떠올랐다. 그 친구는 잘 살고 있으려나요.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달리던 그날부터 5년 후 그럴듯한 러닝 복장으로 바뀐 달리기까지 한 편의 짧은 단막극을 본 듯 잘 짜인 구성에 감탄. 브랜드 마케터라 그러신가. 에세이도 지속.. 2022. 9. 9.
삶이 버거운 당신에게 달리기를 권합니다. 잡지 편집장으로 일한 지 3년쯤 지났을 무렵일까. 그때까지 잡지 편집을 해본 경험이 전혀 없었던 나는 매일매일 생전 처음 맞닥뜨리는 일들과 씨름하며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노력에 상응하는 결과를 얻었느냐면 그렇지도 않았다. 일이 술술 풀리기는커녕 날마다 새로운 가시밭길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쓰무라 야타로 / 중 프롤로그 강렬한 첫 문장이었다. 경험이 없던 사업을 맡아 말 그대로 허우적대고 있는 지금의 내 처지와 비슷해서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좀처럼 원하는 성과가 나지 않는 데다 인간관계를 비롯한 이런저런 문제가 꼬여서 긴장을 늦출 수 없었고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는 저자의 말에 울컥... 아 정말 마쓰무라상 힘드셨겠군요. 작년보다.. 2022. 8. 28.
계속 달려보겠습니다. 처음부터 잘 달리는 사람은 없다. 출발선에 있는 모든 이들의 시작이 미숙하고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동시에 잘 달리지 못한다고 해서 그 순간들이 불행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진정한 행복은 무언가를 잘해서가 아닌, 더 나은 내 모습을 꿈꿀 수 있을 때 피어난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매일 밤 미숙함에 발목 잡혔지만 바닥을 뒹굴면서도 시선은 더 나아질 내일을 향했다. 그 자체만으로도 달리는 명분은 충분했다. 허술하지만 행복했다. - 아무튼, 달리기 / 김상민 - 시작은 우연히 접한 유튜브 한 편을 보고부터였다. 한 달 동안 매일 달리면 생기는 효과. (단, 음식은 마음껏 먹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같은 영상이었는데 토요일 저녁, 콩나물을 다듬으며 별생각 없이 틀었다가 몇 편의 영상을 정주행.. 2022. 8. 27.
2022년 제주 여행(07.31~08.05) 코로나로 외국 여행은 언감생심 제주라도 갈 수 있음에 감사했지만, 비행기 값이며 숙소, 렌트비 너무 올라 잠시 멈칫했으나 그럼에도 즐겁게 준비했다.(사실 여행의 실제 준비는 남편이 했고, 나는 여행을 위해 설레는 마음만 가득 채우고 있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제 따로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의 편린들이 혀의 미뢰로 남아 음식점만 떠올리게 된다. 장소와 음식점, 가족들의 소중한 얼굴을 함께 종합하여 기억하는 노력을 기울여 보기로 한다. 제주 여행 1일 차 당일 아침 남편이 김포행 리무진 버스를 미리 검색해 보지 않았다면 낭패일 뻔했다. 어느샌가 좌석버스도 예약 시스템으로 변경되어, 미리 좌석 예약을 안 했으면 입석도 불가.. 준비성 철저한 남편 덕에 무사히 공항에 도착하여 제주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 2022. 8. 20.
일의 척추 기립근 어떤 신문기자가 등반가 라인홀트 메스너에게 물은 적이 있다. "당신이 낭가파르바트 설산을 오르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요?" 메스너는 대답했다. "그렇게 묻는 당신의 인생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의 대답에는 보통 사람이 쉽게 가지기 어려운 어떤 정신의 척추 기립근 같은 것이 느껴진다. - 김영민 / 공부란 무엇인가 - 지난 2월 이후 90년대 감성으로 노트에 감사일기를 쓰고 있다. 집에 굴러다니던 스티커도 내키는 대로 붙이면서- 스티커를 고르고 붙이고 흐뭇해하는 이 루틴을 자기 전에 하는 중인데 만족스럽다. 스스로가 대견하고 '오늘 하루 꽤 괜찮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짧은 단상을 노트에 끄적이는 수준이지만 신기하게도 그 날의 기억, 감정들이 고스란히 향처럼 남아 있다. 회사에 이직한 지 3.. 2022. 5. 20.
아이들은 자란다 12 아이들은 이제 6학년, 5학년이 되었다. 경선생이 벌써 6학년이라니! 내년에 중학생이 된다. 유치원 졸업 축하 글 쓰면서 줄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생생한데! 지난 2월 경선생은 피아노 학원에서 주최하는 연주회에 참가했다. 기대했던 것 보다 아이들이 꽤 훌륭한 연주를 펼쳤는데 각각 아이들 곡과 분위기에 맞게 드레스와 턱시도도 준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내 키만큼 훌쩍 큰 아이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나와 연주회를 하는 장면을 보니 뿌듯하고 대견하고... 시봉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시도한 회장 선거에 이번에도 도전해서 당당히 회장이 되었다 . 2학년 때는 1표를 받았는데 그 표도 본인이 투표한 거라서 책상에 엎드려 울었다는 우리 둘째. 귀엽고 사랑스러운 우리 둘째도 이제 .. 2022.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