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01 애인 있어요 간만에 친구들을 만나서인지 카페인, 고작 아메리카노 일잔이지만 순식간에 흡입을 해서인지 흥분히 쉬이 가라앉지 않아, 잠을 잘 수가 없다. 심장이 벌렁벌렁.두근두근.콩닥콩닥 CBS 꿈음을 들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남편과 두 아이는 꿈나라 여행중 엄마가 오쿠로 달여놓으신 도라지배물을 홀짝홀짝 마셔가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인순이의 '거위의 꿈'을 따라 부른다. 10년을 넘게 만나는 친구들 한 녀석은 매번 무리수 여행을 하는데, 이번 설날에 민족대이동을 하는 중국 상하이를 다녀왔단다. 또 한 녀석은 '애인 있어요' 라며 풋풋한 연애담을 풀어놓았다. 어찌 되었든, 연애하는 뇨자가 가장 부럽다는. 애인 있는 그녀가 호기롭게 시킨 대낮의 맥주와 연두부샐러드 (퓨어아레나) 폭풍흡입한 바나나스폰지케잌과 .. 2012. 2. 27. 결혼 4주년 믿을 수 없지만 결혼한지 만 4년이 되었다. 비좁은 서울땅에 둥지를 틀고, 연이어 태어난 두 아이를 위해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우리 부부 감기로 고생인 시경과 낑낑대는 시성을 재워 놓고 밤 10시에 식탁에 앉아 와인을 기울이며 서로 축하했다. 우리가 계획했던대로 살아가고 있진 않지만. 지금의 삶도 감사할 나름이라고. 2012. 2. 24. 브로콜리 너마저 얼마 전, 집 근처에 대형 마트가 생겼다. 그 동안 주로 동네슈퍼와 시장을 이용했던 우리지만, 날도 추운데다가, 두 아이를 데리고 시장을 돌아다니기 어려워 - 솔직히 말하자면, 마트에라도 나가 바람을 쐬고 싶다는 나의 강력한 의지로- 토요일 오후마다 마트에 가고 있다. 그 날 필요한 물품을 제외하고는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채소, 과일등 카트 안 내용물은 유사하다. 특히 채소는 매주 양상추,브로콜리, 토마토 등은 빼놓지 않는데 방울토마토는 지난 주 대비 천원 인상, 브로콜리는 거의 두배 정도 비싸졌다. 좋아하는 파프리카는 2개에 약 5천원. 너무한다 너무해. 한번 치솟은 물가가 떨어지긴 하려나. 매일 식탁에서 반갑게 마주하던 브로콜리마저 앞으로 만나기 힘든것인가. 지난 주 '오늘의 상품'으로 팔던 걸 2.. 2012. 2. 19. 자유시간 친정어머니가 갑상선 식이요법 때문에 2주간 집을 비우신다. 그래서 매 아침마다 한바탕 전쟁같은 시간을 보낸 후 시경, 시성을 끌고 시댁에 내려간다. 시경은 내려가는 중간에 어린이집에 맡기고, 남푠에게 회사 잘 다녀오라고 빠이빠이 한 후 시이모가 즐겨보시는 아침드라마를 각 방송사별로 3단콤보로 보고 나서 집안일을 하러 나만 잠시 올라온다. 이때 약 2시간의 자유시간이 생긴다. '빨래만 돌리고 내가 좋아하는 난다 작가 만화를 봐야지 청소기만 돌리고 커피 한잔 해야지' 라고 생각하지만 시계를 보면 벌써 올라갈 시간. 오늘은 과감히 걸레질을 스킵하고 시성 때문에 멀리한 커피도 앞에 두고 홀짝 거리며 잠시 한숨을 돌리는 중이다. 정돈된 싱크대 힘차게 돌아가는 세탁기 소리 뽀드득 거리게 팔팔 삶아 건조대에 올려놓은.. 2012. 2. 15. 힘을 내요 Mr. Ju 주일 아침 누구보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던 남편이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을 준비한다고 새벽 5시에 일어나 공부를 하던 것이 화근인듯 주말에 동네에 생긴 마트를 다녀온 것 외에는 집에서 자고 먹고 애기들과 씨름하기를 반복. 연속 다섯 끼 이상을 차려주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최소한 시댁에 가거나, 외식을 하거나 교회에 가서 점심은 먹었으니, 12kg에 달하는 주시경을 안고 재우느라 힘이 빠진 나지만, 기력이 쇠한 남편에게 힘내라 주는 '러브푸드' 바로 '마늘새송이버섯구이' 나름 바질도 넣고, 파슬리로 멋도 부렸는데 조명 때문에 이렇게 맛없게 나왔을 것이다. 아마도... 2012. 2. 13. 잉여적 삶, 셀루라이트, 천사아내 매일 아침 무작정 떼를 쓰는 시경을 어르고 달래 겨우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돌아온다. 코가 막혀 잠을 자지 못하는 날에는 동네 이비인후과도 한 번 가주고. 결코 마을버스는 타지 않고 걸어간다. 조금이라도 운동이 될까하고. 돌아와서는, 둘째가 누워 자지 않는 다는 이유(혹은 핑계로) 로 애를 안고는 TV 앞에서 채널을 요리조리 돌려가며 오전을 소비하다가 점심 때 밥 한술 먹고 책을 펼쳤다, 다시 아이의 칭얼대는 소리에 덮었다를 반복하다 그것도 지쳐서 포기. 가만히 멍때리고 앉아 있는다. 그저께는 엄마가 시경이 주려고 성당에서 가져온 젤리의 갯수를 셀뻔 했다. 이야기를 들은 남편은 나를 보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 '정신 줄 놓치 말라며.' 안되겠다 싶어 해커스토익보카를 열고 아는 단어를 체크하기 시작해보니.. 2012. 2. 7. 5월에 만나요 2월 중순이면 복직을 해야 하지만 도저히 이 상황에서 출근은 어려울 것 같아, 어제 팀장님을 만나서 육아휴직을 말씀드렸다. 안그래도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라, '컨펌 안해주심 어카나' 하고 전날 밤잠을 못이뤘는데 쿨하게 수락해 주셨다. 원하는대로 되었는데도 근데, 내 마음은 왜 이런가. 7년 넘게 있었던 곳에 간만에 돌아가니, 마치 거기가 내가 있어야 할 자리 같고 지금 집에서의 '엄마'로서의 생활은 '임시'로 하는 것 처럼 느껴져 돌아오는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뭐 일이 대단히 하고 싶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옹알이를 시작하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둘째 녀석과 하루 종일 살부대끼며 하는 생활이 즐겁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왜 이렇게 마음이 헛헛한 것일까.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죄책.. 2012. 1. 27. 나는 엄마다 연 이틀동안 둘째를 혼자 돌보고 있다. 엄마가 계실땐 적어도 밥은 씹어 먹을 수 있었는데 오늘은 미역국에 말아 그저 마셔버릴 수 있는 것조차 감사해야 할 만큼 우리 껌딱지는 떨어지지 않는다. 어쩜 살짝 내려 놓으려고만 해도. 그리 귀신같이 알아채는지. 하루종일 집에서 아이와 씨름하다보니. 우울하다가도. 이렇게 행복한 시간이 다시 그리워질거라 위로하다가. 답답해서 미칠 것 같다가. 끊임없이 자아분열하고 있다. 엄마 평가단이 있어 내 점수를 매긴다면 나는 벌써 탈락 했을지도 그래도 나름 엄마다. 2012. 1. 13. 우물쭈물 하다가 둘째 깨겠네 산후조리원을 나온지 어언 한달 등에 센서가 달린 둘째 덕분에 2~3시간 단위로 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이 출근을 하고, 어김없이 퇴근을 해서 하루가 이렇게 가는 구나 라는 생각은 들지만. 나는 둘째 수유시간에 맞춰 살고 있으니... 둘째를 키워보니 시경이가 얼마나 순했던 아이인가. 새삼 깨닫게 된다. 둘째는 어린이집 다니는 언니 덕분에 태어난지 50일만에 감기에 걸렸다. 항생제 먹느라 하루에 묽은변을 10번도 더 싸서 원숭이 엉덩이가 되어 버린. 안쓰럽고, 저렇게 힘드니 더 잠을 못자는 거겠지 라고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밤마다 악을 쓰고 울어댈때면 정말이지 뛰어 내리고 싶다 - 그러나 우리집 2층이라는거;;;- 등센서 달린 아가들을 위한 70만원대 흔들침대를 야심차게 대여해 봤지만, 전혀 우리 예민아씨에.. 2012. 1. 12. 산후조리원 마지막 밤 믿을 수 없다. 2주가 이렇게 빨리 지났다니... 남편은 오늘 내게 'Welcome to the real world' 라며 집으로의 복귀를 무척이나 기뻐했다. 산후조리원 생활을 가장 부러워했던 사람이기에, 은근히 고소해 하는 것 같기도. 어찌되었든, 시경이가 시무룩해하고, '엄마'라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으려 한다길래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아서 더 있을 수도 없었으니. 1주간 더 버텨보려했던 의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엄마의 이름으로 돌아간다. 시경아 기달료. 첫눈이 흩날리는 아침, 둘째를 품에 안고 창밖을 보니 너무 평화로웠다. 신호등에 맞춰 움직이는 차들과 옷깃을 단단히 세우고 지나가는 사람들. 나도 얼마 전까지 아침을 바삐 시작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너무 금방 쉽게.. 2011. 12. 9. 이전 1 ··· 35 36 37 38 39 40 41 ··· 5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