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01 캥거루 같아요. 정말요. 1. 캥거루 아침에 거울 속에 비친 내 배를 보면서 캥거루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만 못볼 뿐이지 존재감을 시시때때로 드러내는 네오. 후반기가 되면 청각에 더욱 예민해 진다고 동요 같은 음악을 들려주면 몹시 움찔거리며 발차기를 해댄다. 아프다 쓰다듬으며 그제서야 알겠다는 듯 잠잠해지는. 뱃 속에서 꼬물거리는 이 느낌 이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때까지라도 즐겨야지. 2. 공기청정기 스물 다섯살이 넘어서야 생긴 알레르기 비염. 임신하고서는 더욱 심해졌는데, 4월 되니 그 정도가 심해져서 아침마다 기침과 콧물에 정신을 차리기도 힘들다. 그래도 공기 청정기까지 살 생각은 못했는데 혹여라도 네오에게 안 좋을까봐. 오늘 바로 구매해버렸다. 더 조를 허리도 없는데, 빠짝 당겨야함.. 3. 아기목튜브 예찬맘에게 .. 2010. 4. 2. 청춘의 독서 요즘 유명인사를 비롯해서, 평범한 직장인까지 서평 에세이를 내는 것이 유행처럼 되버린 것 같다. 내가 읽은 책을, 다른 사람은 어떻게 보았을까. 호기심에 대충 훑어보는 정도였는데. '청춘의 독서'는 의자를 당기고 바르게 앉아 꼼꼼히 한 줄 한 줄 읽어내려가야 할 것 같았다. 대학 시절에 이런 책을 보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14권의 책중, 가장 인상깊은 책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최근 들어 전해오는 흉흉한 소식들,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보이는 것과 진실의 거리의 차이는 어느 정도인지... "이것은 문명의 역사에 이정표를 세웠던 위대한 책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위대한 책을 남긴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그 책들에 기대어 나름의 행로를 걸었던 내 자신과 .. 2010. 4. 1. 2리터의 보리차 운동도 허용이 안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간단한 손체조 정도이다. 덕분에, 변비가 심해져서 아침마다 화장실 가기가 두려워지는 ㅠㅠ 의사선생님 말로는 하루 2리터의 물을 먹고(우유를 먹는게 수분을 흡수한다고 생각하지 말라네) 매 끼니때마다 한 접시이상의 야채를 먹으라는 과일도 하루에 사과 하나 이상을 먹을수 없으니 칼로리가 낮은 토마토와 브로콜리, 당근을 먹고 있다. 물은 끓여서도 먹고, 생수도 사먹었는데 작정하고 하루 2리터를 먹으려니 힘들어서 보리차 티백을 사서 넣었다. 지금 내 옆에도 약 200ml 의 보리차 한 잔이. 2010. 3. 29.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김영하의 시칠리아 여행기이다. 사실, 난 여행기는 그닥 즐겨 읽지 않는데. 그의 다른 여행기들도 읽지 않았고. '시칠리아'가 주는 묘한 기대감에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그가 상상했던 대로, 따사로운 햇볕과 사이프러스, 잔잔한 지중해, 언덕 위의 올리브 나무 신선한 와인과 맛있는 파스타... 마흔의 나이에 아쉬울 것이 없는 환경- 잘 나가는 소설가이자 국립예술대학교 교수,라디오 문화프로그램 진행자- 누구나 부러워 할 위치였지만, 그것이 자유로운 영혼인 그를 숨막히게 했다고 한다. "저주의 대가로 월급과 연금을 보장받고 꽤 쏠쏠한 출연료를 받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뒤통수 어딘가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힌 기분이었다. 쉬익쉬익, 기분 나쁜 바람 소리가 들렸다." 모든 걸 훌훌 털고 아내와 시칠리아로 향하는 그를 .. 2010. 3. 23. 오뒷세이아 오뒷세이아는 '오뒷세우스의 노래'라는 뜻으로 기원적 700년경 씌어진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서사시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고전처럼, 책은 읽지 않아도 스토리는 대략적이나마 알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완독해 보기로 했다. 일리아스가 트로이 전쟁을 다룬 서사시이기 때문에 일리아스를 먼저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으나.. 오뒷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에서 목마를 고안해 승리를 이끈 오뒷세우스가 전쟁이 끝난 후 귀향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고향으로 돌아가기 까지 10년 동안 바다에서 온갖 고초를 겪게 되며, 변사또의 수청을 거부하여 옥에 갇힌 춘향이를 구하듯 본인이 없는 왕궁에서 그의 아내(페넬로페)에게 구혼을 하며 살림을 거덜내고 있는 구혼자들을 처단한다. 페넬로페는 서양에서는 우리의 춘향이와.. 2010. 3. 19. 멈출 수 없어 이제 30주에 접어 들었다. 내 머리속에는 온통 '단 음식'들 뿐이다. 밀가루를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고 빵종류는 특히 별로 땡겨하지도 않았는데 머리속을 떠다니는 것들은 '케잌,빵,국수' 등이다. 집에서 쉬면서 2주에 체중이 2kg나 늘었는데 체구가 작은 내가 이렇게 살이 찌면 출산때도 위험하다며 간식은 하루에 사과 한 개만 먹으라는 의사선생님....의 가혹한 말씀. 집에서 잘먹고 잘 쉬라면서, 나의 위시리스트 들을 사주던 남편은 옆에서 쾌재를 부르는 듯.... 이제 과일은 온통 그의 차지,냉동고의 아이스크림도.... 폭주 기관차 처럼 그치지 않고 내달리기만 하는 나의 식욕. 언제쯤 멈추려나 사실 방금 전에도, 너무 출출해서 시리얼을 게 눈 감추듯 한 사발 비워버렸다. 네오도 이런 나의 식욕을 아는지 음식.. 2010. 3. 18. 행복의 정복(Conquest of Happiness) 제목을 보며, 참 오만하게도 지었다 라는 생각을 했다. 행복을 정복 할 수 있다니! 대단한 사람이군 평생 40여 권에 이르는 수 많은 철학자요, 1950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대단한 문필가인 버트런드 러셀(나는 그가 누군지, 책을 보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 아 이런 무식함이여) 저자는 불행의 여러 요인을 분석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독자로 하여금, 본인 스스로에 맞게 최적화된 행복 찾기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하라고 말한다. 참 쉽죠잉? ㅋ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그래 이거야!' 라는 Tip 보다는 흐릿한 안경을 닦을 수건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 기분이랄까? 그럼에도, 여타 다른 책들처럼 구태의연하지 않아서 좋다. -신께 가호를 빌고 의지 하라던지(참 러셀은 무신론.. 2010. 3. 9. 고구마의 위로 PM 10:30. 그는 아직 퇴근 전이다. 출출해서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보았으나 먹을 것이라곤 고구마 뿐이다. 슥슥, 필러로 껍질을 벗겨내어 보니 속살이 뽀얗다. 우걱우걱, 입 안에 가득 넣고 사정없이 씹어 삼킨다. 참 모양 빠지게시리, 방에 거울이 없는 게 다행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배만 볼록 나온 삐에로가 정신없이 고구마를 먹고 있는 모습일테니- 칩거 생활 4일째. 본의아니게 시작된 이 생활에 대한 감사함은 변함없으나... 좀이 쑤시긴 하다. 감기 걸릴까봐 창문도 제대로 열어 놓지 못하니... 이런 저런 생각들, 앞으로 닥쳐올 일들에 대해-대부분 경제적인 것이지만- 고민하다 보니 우울해졌다. 우울한 기분을 날려버리려고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을 꺼내 들었다. 행복을 정복했다니, 나에게도 알려주.. 2010. 3. 4. 장미의 이름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몇 년 전부터 꼭 읽어야지 벼르다가도, 깨알같이 달린 주석 앞에 망설이기만 수 차례. 드디어 해치웠다. 그래 해치웠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호두 한 바구니를 선물로 받았는데 먹고는 싶지만 일일이 망치로 부숴가며 까먹기 귀찮아 미뤄뒀다가 정신없이 와구와구 먹은 느낌? 소화는 잘 안되 꾸역거리면서도 약간의 성취감에 만족하며~ 남편은 영화로 먼저 봤다면서, 태교에 좋지 않은 잔인한 장면이 자주 나온다며 걱정했지만.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1327년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이다. 묵시록의 예언과 같이 수도사들이 죽어나가는데.. 처음엔 단순하게 치밀하게 계산된 추리소설.......... 이라고 생각했지만 추리소설로만 한정짓기엔 부족하다. 중세시대 .. 2010. 3. 3. 결혼 2주년 "당신과 함께 하는 삶이 저는 참 재미있어요" 그가 결혼 2주년 축하 메일에 써 준 글이다. 하루 종일 누워 '절대안정'을 취해야 하는 나 때문에 근사한 레스토랑에서의 저녁은 꿈도 못꾸고... 집에서 소박하게 축하했다. 결혼 하고 2년 동안 내가 얻은 것이 있다면,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이다. 물론, 회사 선배인 '대인배 김선생'에 비하면 아직 멀었지만. 그녀의 몇 가지 어록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대출은 최서방이다.평생 함께 짊어지고 갈 짐이다.'(최서방은 그녀의 남편을 지칭), '남편이 가여워지면 게임 끝이다.(그녀의 시누이가 그녀에게 전했다는)' 양말을 뒤집어 세탁기에 넣어도 양변기를 매번 올려놔도 화장실 휴지가 떨어졌을 때 새걸로 교체해 놓지 않고 내가 먹을려고 아껴 놓은 주스 마지막 한 .. 2010. 3. 1. 이전 1 ··· 39 40 41 42 43 44 45 ··· 5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