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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Quiet) "외향적으로 보이는데, (생각보다) 사교적이지 않네요"이 책에 나온 단어를 활용하면, 조직생활에서의 나의 평가다. 회사에서 실시하는 성격진단 테스트를 보면 언제나 '활발하고, 적극적인, 자기 주장이 강한'편에 속하지만그런 외향적인 사람들과 다르게 '잡담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오히려 업무 이야기가 더 편함- 위험을 굉장히 싫어하며, 이상하게 진지하고,회의를 제외한 모임에 있어 4명 이상이 되면 티는 내지 않지만 무척 불편한 느낌이 드는, 퇴근 후 혼자 책을 읽을 때 가장 행복하고, 블로그에서 구슬을 꿰듯 줄줄이 이런 저런 잡다한 것들을 써내려가며 스스로 위로하는' 나이기에 양보다는 질을 우선하는 나의 인간관계가 '반사회적이다라고 다그침을 받는게 아니라'내 성격의 일부로 '괜찮아'라고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 2014. 6. 22.
몸과 마음 지난 주말, 정형외과에서 처방받은 근육이완제+진통,소염제 를 복용한 후로 부글거리는 속을 다스리지 못해 꽤 힘들었는데, 결국 월요일 오전에 반차를 내고 말았다.병원에 가니 장염이라고(가족들은 모두 멀쩡한터라, 나만 장염인게 의심스럽기도 하고,아무래도 약 부작용 같은데-)일주일 분의 약을 받아왔고, 엄숙한 표정의 내과 선생님이 내리신 처방대로(유동식만 먹으라는)내가 제일 싫어하는 흰죽만 계속 먹고 있는 중이다. 오늘도 어쩔 수 없이 금쪽같은 휴가를 신청하고. 아흑. 평일 휴가는꼬옥 바닷가 근처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허세 사진을 찍고,어느 책에서 봤던 꽤 그럴 듯한 시구를 140자안에 꾸역꾸역 맞춰 트윗에서 잉여질을 하다못다 읽은 책을 주씨들의 방해 없이 읽고,주씨들과는 가지 못했던 레스토랑.. 2014. 6. 17.
얼마나 더 흔들려야 어른이 됩니까. 회사 어린이집에 두 아이들을 보낸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어린이집 버스를 배웅하고 1FM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애조로를 달렸던 시간은 추억이 되었고. 어린이집 첫 입학날 부터 지금까지 매일 출퇴근 시간 겨울왕국 OST를 듣고 있다. 봄이 왔으니, 이제 다른 곡을 듣자고 해도 고집 센 우리 큰 딸은 고개를 절레절레Do you want to build up snowman? 가 나오면, 둘째는 '이거 내가 좋아하는 노래잖아'라며 혀짧은 소리로 따라하고. 내게 자유 시간은 오로지 점심 먹은 이후 30분 정도?오오. 얼마나 소중한지. 귀중한 점심 시간을 쪼개 인문학동호회와 우쿨렐레모임까지 하려니 조금 벅찬다. 얼마 전, 대중목욕탕에서 몸무게를 재니 41.3kg 뱃살이 조금 빠졌다 싶었지만, 생각보다 무게.. 2014. 4. 9.
아이들은 자란다 4 두 아이들은 올해 5살, 4살이 되었다. 눈도 못뜬 채 젖달라 삐약거리던 녀석들이 이제는 제법 대화(?)도 나누고, 싸우기도 하고, 엄마에게 '라푼젤'을 보여달라고 할 때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자매가 되기도. '그런데 말이야. 엄마.' 시경은 무언가 본인이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될 때면 꼭 '그런데 말이야'로 시작한다. 예를 들면, 이를 닦았으나 귤을 하나 더 까먹고 싶다던지 약속대로라면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데 책을 한 권 더 읽고 싶다거나 '엄마 나도 나도 했쮜~' 시성은 언니 따라하기 한창이다. 옆에서 유심히 보고 있다가 언니 말이 끝날 것 같으면 잽싸게 종결어미만 따라 한다. 말 뿐이랴, 율동이면 율동, 노래면 노래. 소리 지르다가 배 내미는 것 까지. 하지만 애교가 많아서, 짧은 팔로 어설프게 팔짱.. 2014. 2. 10.
린인 가끔 화장실에서 마주치면 간단한 안부를 묻던 사이인 그녀가 2월까지만 나오고 그만둔다고 한다.업무적으로 함께 할 일이 많지 않아 그닥 친하진 않았지만, 나이도 같고, 두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만으로 '동지애'를 느끼고 있었는데, 그녀는 담담한 얼굴로 전업맘으로 살거라 전했다. 결정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을까.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수 있을 것 같았다. 친했던 사람들이 떠나는 것보다 꿋꿋하게 다니고(혹은 버텨내고)있다는 사실만으로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던'동지'가 그만둔다니 그녀의 선택을 진심으로 응원해주면서도 동시에 착잡한 마음이 든다. 내가 뭐라고, 나는 악착같이 버티는걸까.그녀는 행복한 미소를 띄우고, 홀가분하게 '이제 아이들에게 돌아가요'. 라고 하는데.나는 이 자리에 앉아 있는게 맞는 걸까. .. 2014. 2. 8.
친절과 무관심 그가 인생을 수월하게 살기 위해 지키려는 것이 있다면 친절과 무관심이었다. 친절은 평판을 좋게 하고 일을 수월하게 성사시켰다. 무관심은 인생을 한가하고 태평하게 만들었다. 그는 대체로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굴었고 자주 근황을 물었고 그것을 기억했으며 시종 정중함을 유지했다. 사람들의 속내에 무관심해서 가능했다. - 밤이 지나간다. 편혜영 - 올해 나의 모토는 Be Kind다. 정여사가 이직하면서 나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기도 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강점을 더 살리는게 좋지 않을까 싶지만, 어차피 평가는 상대적인 것이고, 10가지 장점보다 1가지(어디 하나 뿐이랴) 단점에 대한 이야기에 더 신경이 쓰이는게 사실이니까. 친했던 정여사가 떠나는데도 나는 환송회도 참석하지 못하고 제주에서 서류더미에 빠져 허우적 .. 2014. 2. 4.
2013년 12월 31일 나이를 먹는 것은 그다지 두렵지 않았다. 나이를 먹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누구나 나이는 먹는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어느 한 시기에달성해야 할 무엇인가를 달성하지 않은 채로 세월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었다. - 무라카미 하루키, 먼 북소리 - 2013년 마지막 날이다. 팀장님의 배려로 (일은 밀려 있으나) 오후 퇴근령을 받아선생님 말씀 잘 듣는 착한 학생이 되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를 넙죽 하고는 바로 퇴근을. 헤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여 평소 눈여겨뒀던 카페에 와서 레몬차를 주문한다. 여기는 제주 신시가지의 여유 돋는 아주머니들의 아지트인 듯.아줌마들의 수다에 익숙한 노라존스의 노래는 묻혀버리고, 주문한 음료는 레몬을 조금 .. 2013. 12. 31.
잊혀지면 좋겠네 매년 진행되는 송년회.바자회 및 게임, 신입공연 등의 깨알 같은 프로그램들로 준비되고 있던 중.송년회 TFT 멤버 분의 거부할 수 없는 권유(?)로 -'아니, 왜, 대체, 내가 왜?' 라는 물음표가 머리위를 둥둥 떠다녔으나- 제주의 한 시간 짜리 사내 라디오 방송을 맡게 되었다. 말이 라디오지, 실제 방송실은 없고 방재실에서 차임벨과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정말이지, 나는 적지 않은 기간 회사에 다녔으나, 존재감이 거의 없는(내 생각에는) 팀원 나부랭이로서 이러한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도 심적으로 몹시 부담이 되었고, 게다가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아도 TFT멤버들을 제외하고는 라디오 방송을 한다는 것 자체에도 모두들 시큰둥 할 듯 하여 투덜거리다 결국 전날 새벽까지 큐시트를 쓰고(예상했던 대로 신청곡도 많지.. 2013. 12. 28.
나는 안녕한가 새벽 1시 58분. 둘째 녀석의 코고는 소리에 뒤척이다 결국 일어나 작은 방에 들어왔다. 평소에는 이를 갈아대서 놀라게 하더니(가끔은 남편과 함께 이를 갈아 이기적인 유전자의 힘에 대해 느끼게 해주기도) 감기 기운이 있을 때는 코가 막혀 숨쉬는 소리가 더욱 심해진다. 참고 견뎌봤지만 오늘같은 밤에는 잠을 이룰 수 없다. 매번 이불을 덮어줘도 튼튼한 두 다리로 엄마를 시험하듯 걷어차기 바쁜 큰 아이와 하루종일 38도를 오르내려 시간마다 온도 체크를 해 줘야 하는 작은 아이. 주말내내 푹 쉬었지만, 피곤은 저 멀리 한라산의 눈처럼 양어깨에 소복히 내려앉아 두께를 더하고 재계약 업무들은 처음엔 눈뭉치 수준이었는데, 어느새 눈덩이처럼 굴러와 속력을 낼 수록 더 커져만 간다. 오후에는 두 달 내내 입에 대지도 않.. 2013. 12. 17.
더 많이 가질수록 행복해진다는 거짓말 월급은 들어오는 순간 로그아웃 되서 사라져 버린다.생계형 직장인이니 어쩔수 없지만, 가끔 잉여금이 남을 때도 각종 경조사로 만져보지도 못하고 나가기 일쑤. 카드내역을 꼼꼼히 살펴보면항공비, 식비, 기타 공과잡비, 아이들과 관련된 비용.그리고 ... 그런 와중, 우리가 살고 있는 집값은 오르고(이사오기 전, 시세보다 좋은 조건으로 살 수 있었으나 남편님은 반대)내가 과감히 사보자 했으나, 2주만 사라고 하는 바람에 기분 상해 시도조차 안했던그 주식은 몇일 사이에 18%나 상승. 내 것이 아니었는데도'만약, 그랬더라면'이라는 전제하에 생각하고 생각하다 보니울적해지기만 하고. 하지만 재테크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쿨한 그는 '부동산 투기로 돈 모으는거는 성경적이지 않다고, 요즘 읽는 책에 나왔음 ㅋ.괜히 계속 살.. 2013.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