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시경이는 친정 집에 맡기고, 시성이만 데리고 내려왔다.비행기에서 연신 땀을 흘리며 칭얼대는 작은 아이 덕에, 허리를 살짝 세우기만 해도 뻐근하지만.도착하자마자 난장판이 된 집을 빠르게 정리하고 밥만 지어 간단히 저녁을 먹이고 따뜻한 물에 깨끗하게 씻겨 품에 안아 재우니 곤히 잠이 든다. 수요일, 남편의 전화에 두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로 올라가중환자실에 계신 어머니를 뵙고, 후회와 기도, 한탄, 자책을 번갈아 가며 하다가겨우 눈을 껌벅이고, 천천히 자극에 반응하며 조금이나마 의식을 회복한 듯한 어머니를 뒤로 하고 내려 왔다. 아버지는 이제 그만 울자고, 어머니가 다 들으시니 좋은 말만 하고, 희망을 가져보자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처럼 어머니는 조금씩 발가락도 움직여 주시고, 미간도 찌뿌려보고 본인이 할 수..
2013. 5. 12.
버티기, 받아들이기,익숙해지기
지난 주 남편이 서울로 올라간 이후로,직접 회사까지 차를 몰고 출근하고 있다. 주차는 여전히 어렵고, 진땀이 나고 차선 바꿀 때 마다 심장이 콩닥거리지만그래도 지금 또 주저주저하면 계속 하기 어려울 것이니, 비장하게 핸들을 잡는다. 아침에 두 애들을 깨워 밥 해 먹이고, 씻기고, 느닷없이 발레복을 입고 가겠다는 큰 아이와 실랑이 하다,둘째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응가포스가 나오면 잠깐을 외치며 변기 위에 앉히고, 이리 저리 허둥대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두 아이를 어린이집 차에 태운다. 조급함이 얼굴에 그대로 씌여 있는지, 선생님들은 어서 들어가세요. 라며 되려 인사를.두 아이가 고사리같은 손으로 하는 인사도 받는 둥 마는 둥, 황급히 올라와 난장판이 된 집을 정리하고 청소기 밀고 바로 출근. 얼..
2013.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