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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265

설령 잘못된 기차에 올라탔다 하더라도 마흔세 살이 되었는데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르다니, 삶의 어느 시점에 잘못된 기차에 올라타 정신을 차려보니 젊을 때는 예상하지도 원하지도 심지어 알지도 못했던 곳에 와버렸다는 걸 깨닫다니. p127 - 사라진 것들 / 앤드루 포터 나흘 간의 연휴가 끝이 났다. 빨간 날이 연달아 달력에 표시되어 있으면 직장인의 마음은 흐뭇하다. 어머니랑 극장에도 가서 요즘 인기리에 상영 중인 웡카도 보고, 앤드루포터의 신작 '사라진 것들'과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란 책도 읽었다. 감자를 삶아 으깨면 퍽퍽해 지는데 자작자작 반 컵의 우유를 붓고 버터를 넣어주면 먹기 좋은 매시드 포테이토가 된다. 갈라지고 부서져 있는 내 마음에 반 컵의 우유와 한 조각 버터와도 같은 연휴의 책들이었다. 앤드루 포터의 신간을.. 2024. 2. 17.
고강도운동으로 마흔부터 치매예방(f45를 시작하며) 고강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습관은 부작용이 별로 없는 치매예방약을 평생 복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정희원 본격적인 마흔 중반이 되면서(말하면서도 뜨끔... 이미 오래되었으나 인정하지 못한 거 아닌가)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어 달리기도 시작하고 필라테스도 주 1회 이상 퐁당퐁당 다니고 있는데 근골격계 운동이라고 하기에는 약한 강도라 아쉬움이 있었다. 어느 날 점심 먹으러 갔다가 한 운동센터에서 20명 남짓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요란하게 몸을 움직이며 타바타 운동처럼 1분 남짓 하고 이동하고를 반복하길래 무슨 운동인가 싶어 알아보니 F45라는 크로스핏과 유사한 운동 프로그램이었다. 딱 붙는 레깅스와 운동용 브래지어만 착용하고 남녀가 함께 땀을 뻘뻘 흘리는 .. 2024. 2. 8.
달리기가 뭐라고(LSD 훈련 20km) 달리기 온라인 동호회 모임에서 LSD 훈련을 하는데 권은주 감독님이 오신다고 하여 설레는 마음으로 신청하고 일요일 새벽 5시 20분에 일어나 서울 노원역까지...여행을 시작했다. 7시 30분까지 기를 쓰고 도착하려고 애썼으나, 일찍 온 사람들은 미리 권감독님과 스트레칭을 하고 30km 달리기를 신청한 사람들 우선으로 대열을 만들어 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탄천 달리기라 코스는 단조로웠다. 동네 달리기 모임에도 나가지 않는터라 그저 어색하고 낯설기만 하고. 서로 아는 분들은 정답게 인사도 나누고 어디서 왔는지 서로 물어보기도 하는데 나는 그저 조그마한 가마니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 드디어 20km 대열 달리기 시작 530, 600, 630, 그리고 그 이후 속도로 사람을 모은다. 아니 나는 740인데! .. 2024. 2. 7.
To take that at face value. 어제 트위터에서 어느 분이 공유해 주신 내용 보고 원본을 찾아 강경화 장관님 인터뷰 영상을 다시 보게 되었다. 강경화 장관님이 UN에서 일하던 시절, 여성 한국인으로 편견에 대처하던 방법에 대한 내용이다. 어디 일 뿐이랴 어떤 관계에도 적합한 내용이 아닐까 굳이 에너지를 써서 의심하지 않기, 맥락에 맞는 대응도 중요하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영어 표현으로 “Give people the benefit of the doubt. To take that at face value. 올해는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에 노력을 기울이고 일을 비롯해 관계에 있어서는 진의를 해석하거나 의심하는 에너지는 쓰지 않고 그저 말한 그대로 믿음을 가지고 보려고 한다. 있는 그대로. 2024. 1. 29.
내가 만든 성에 갇히지 않고 동정심과 예의를 갖추고 Sometimes I wanted to judge him. Sometimes I wanted to make fun of him. And he pulled me aside, and he's like, 'never bail on Danny.' I want to say thank you to Danny for teaching me judgement and shame is a lonely place. But compassion and grace is where we can all meet. 2024.01.18. 스티브연, 성난사람들, 에미상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 시상대에서 고마운 분들의 이름을 밝히며 감사함을 드러내는 소감도 감동적이지만 본인이 생각한 바를 담담하게 이야기 하는 소감도 멋지다. 스티브 연이란 배.. 2024. 1. 22.
남산러닝(feat.왕돈까스) 주자매는 교회 수련회 1박 2일 남편은 회사 등산 어머니는 주말 영어 수업 매주 토요일은 주자매 학원 스케줄에 맞춰 일정이 진행되었는데 갑자기 '나만의 시간'이 선물처럼 주어졌다. 예상치 못한 시간과 돈이 생겨도 계획이 없으면 흐지부지 되곤 했는데 달리기라는 취미가 생기니 여유가 주어지면 새로운 계획을 세우게 되기도 하고 혼자도 할 수 있고, 아주 큰돈도 들지 않으며 건강에도 유익한 여간 효율적인 취미가 아닐 수 없다. 남산은 지난해 회사 동호회에서 한 번 다녀왔는데 북측순환로를 힘들게 올라가 팔각정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서 왕돈까스를 먹고 헤어지는 여정이었다. 밤의 낭만도 있지만 달리는 동안 주변 경치를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아 언젠간 가야지라고 마음먹고 있던 중 날씨도 좋고 공기도 좋고 무엇보.. 2024. 1. 14.
숨은 보물을 찾아봅시다 마흔의 마음은 복잡하다. 인생이 아직 한참 남았는데 앞으로 펼쳐질 시간이 기대되기보다 늘 그렇듯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벌써부터 웬만한 일은 익숙해져서 재미가 없고 시시하다. -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 강용수 금요일이다. 한참 사업계획과 평가 면담 시즌이라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간다. 예전에는 팀장님이, 본부장님 나를 언제 부르시려나. 이번에는 쥐꼬리 같던 연봉이 좀 오르려나. 미어캣처럼 목을 빼고 두리번거리면서 기다렸던 듯싶다.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어필하면서 동시에 억울함, 동료에 대한 시기와 질투심을 드러내며 본인의 부족함을 한껏 드러내던 시간이 생각나며 화끈거린다(모지라던 예전의 나님이여. 부끄럽다 부끄러워) "실행보다 전략을 좀 더 고민하면 좋겠어요" 3개월 남짓 일했.. 2024. 1. 12.
2023년 12월 31일 프로가 되고 싶은가? 더도 덜도 말고 5년만 계속해보라. 그러면 반드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인간의 능력은 나이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변한다. 따라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는 언젠가 찾아온다. - 난문쾌답, 일경컴퓨터 2008년 3월 24일 / 오마에 겐이치 22년 연말을 회고하며 글을 쓸 때 23년의 키워드가 무엇일지 기대했었는데 잠잠히 돌이켜 생각해 보니 '후회 없음'이었다. (실행까지 이어지지는 않는) 후회와 반성이라면 자신 있으므로 후회 없이 임하겠다는 각오는 나로서는 대단한 마음 가짐이었다. 배수진을 친 느낌이랄까. 22년 연말에 닥친 불안함, 좋게 말하면 직관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그 어떤 쎄한 느낌에 사로 잡혀 회사에 제안 아닌 제안을 하게 되고, 결실을 맺으려 정말 고군분투 했다. .. 2024. 1. 3.
재즈와 함께 마무리한 2023년 우리 친구들 모임 부군은 자신을 오래 성찰하고 내면의 진실을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이에요. 흔해 빠진 재능이 아니죠. 대부분은 애당초 있지도 않았던 체면을 지키는 데 급급해서 인생의 태반을 낭비하는 데 말입니다. p 24 - 기나긴 이별 / 레이먼드 챈들러 2주에 한 번이던 만남이 점차 줄어 연례행사로 될 법하던 즈음 정지가 연말에는 만나지 않겠냐 제안하여 23년이 지나기 전 소집된 우리 친구들의 모임 모임을 약속하기까지가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파워 J가 있어 장소 섭외부터 착착 진행되는데 이번 모임도 성수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렇다. 중년의 여인들은 핫플레이스에서 MZ세대들 틈에 껴서 젊음을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 토요일 경선생의 학원 스케줄이 빠듯하여 남편일정을 확인한 후 서울숲 공원에서 달리기까지 할 계획도 짰는.. 2023. 12. 29.
12월 비오는 월요일 점심시간 비 오는 월요일 점심시간 같이 일하는 동료는 독감 증세로 회사에 오지 못했다. 사무실에 말 그대로 역병이 돌고 있는데, 내 주변은 다 감기로 고생이고 아직까지 나는 괜찮다. 월요일답게 넘치는 과제들과 미팅 약속들로 부담감이 무게를 더해가고 있다. 그저 별 생각 하지 않고 완료에 밑줄 그을 작정으로 해 내면 된다. 주말에 할 일로 미뤄둔 일들이 많았는데 토요일, 일요일 충실하게 운동하고, 쉬고, 맛있는 음식 먹고, 쉬고, 교회 다녀와서 영상 편집하고, 먹고, 쉬고 사이클을 돌리다 보니 월요일 친구가 안녕하고 성큼 다가웠다. 월요일 친구는 이렇게 빨리 오지 않아도 되는데 늘 제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젠틀맨이다. 빨간우산, 노란우산, 검정땡땡이 우산 점심을 먹고 삼삼오오 모여 식후 커피 한 잔을 마신 후 사무.. 2023. 12. 11.